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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속 미국, 이란 화물선 첫 나포… 2차 협상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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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속 미국, 이란 화물선 첫 나포… 2차 협상도 안갯속

트럼프, 오만만서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 강제 나포… "엔진실에 구멍 뚫었다"
이란, 미국 해상봉쇄·과도한 요구 이유로 2차 회담 불참 선언… 22일 휴전 만료 앞두고 불확실성 극도로 고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Spruance)가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Touska)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Spruance)가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Touska)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평화 협상 기대감에 단기 급락했던 국제 유가가 다시 요동칠 위기에 놓였다.

미국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이란 항구 봉쇄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이란 국적 화물선을 강제 나포했고, 이란은 4월 8일(현지시각) 발효된 2주간 임시 휴전이 오는 22일 만료를 앞두고 2차 종전 협상 불참을 선언하면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로이터·BBC·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이 19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미 해군, 오만만서 이란 화물선 투스카 첫 나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Spruance)가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Touska)를 나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투스카가 미국의 해상봉쇄를 돌파하려 했으며 정선 경고를 거부하자 해군이 엔진실에 구멍을 뚫어 선박을 멈췄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미 해병대가 선박을 완전히 장악하고 화물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투스카가 "항공모함에 맞먹는 중량의 약 900피트(274미터) 길이의 대형 선박"이라고 소셜 미디어에 직접 표현했다. 이번 나포는 지난 13일 봉쇄 발효 이후 미국이 이란 국적 선박을 처음으로 공격해 장악한 사례다.

BBC 검증팀에 따르면 투스카는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을 출항해 오만만을 향해 항행했으며,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선박 목록에 이미 올라 있는 화물선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해상봉쇄가 이란에 하루 5억 달러(약 7339억 원)의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란이 해협에서 선박에 발포한 것은 휴전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미군은 4월 13일 봉쇄 개시 이후 18일까지 이란 항구 출입을 시도한 선박 23척을 차단했다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공해상 전반에서 이란 연계 선박을 나포하는 방안을 추가로 준비 중이며, 미 합참은 태평양 작전구역 등 다른 해역에서도 이란 국적 선박과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추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 봉쇄 해제 없이 협상 없다… 2차 회담 불참 선언

이란 관영 이르나(IRNA) 통신은 같은 날 테헤란 당국이 2차 종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불참 이유로는 미국의 지속적인 해상봉쇄와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 기대, 끊임없는 입장 번복, 반복되는 모순"을 꼽았다.

이란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국영TV 연설에서 "협상에서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 문제와 해협 문제에서 양측의 견해차가 여전히 크다"며 "미국의 역봉쇄가 해제되지 않는 한 해협 통행은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에 맞서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교량과 발전소를 모두 파괴하겠다고 재차 경고했으며, 이란은 미국이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한다면 걸프 아랍 이웃 국가들의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맞받았다.

파키스탄은 2차 회담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의 불참 선언으로 협상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슬라마바드에는 보안 장비와 차량을 실은 미국 C-17 수송기 2대가 착륙했고, 수도 일원의 대중교통이 통제됐으며 지난 1차 협상 장소였던 세레나 호텔 주변에는 철조망이 설치됐다.

21일 휴전 만료 임박… 에너지 시장 충격 재연 우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이란의 통제로 물동량이 90% 이상(하루 약 1000만 배럴) 줄어들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초기 거래에서 10~13% 급등했으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지난 17일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을 선언하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하루 새 12% 폭락해 배럴당 83달러 선까지 내려앉았고, 브렌트유도 11% 이상 급락해 약 88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란이 불과 하루 만에 봉쇄를 재선언하고 선박에 발포를 재개하면서 그 기대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브렌트유 6월 선물 가격은 19일 장중 5% 가까이 뛰며 배럴당 99.39달러에 육박했고, WTI 5월물도 4% 가까이 올라 94.69달러에 마감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설립자 암리타 센은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급감으로 하루 1300만 배럴의 생산을 멈춘 상태라며 해협으로 향하던 선박들이 미국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어 항로 정상화에만 6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전쟁으로 이란에서 3000명 이상, 레바논에서 2100명 이상이 숨졌으며 걸프 아랍 국가에서 23명, 이스라엘에서 23명, 미군 1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동맹국들은 워싱턴 협상팀이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릴 기술적으로 복잡한 후속 협상을 외면한 채 빠르고 피상적인 합의만 밀어붙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휴전 만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차 협상 성사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여부가 국제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