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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반도체, 5년마다 위성 교체… 1조 달러 시장, 누가 승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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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반도체, 5년마다 위성 교체… 1조 달러 시장, 누가 승자 될까?

민간 주도 우주 개발로 칩 수요 폭발… ‘하이렐(Hirel)’ 반도체, 틈새에서 주류로
지정학적 안보와 직결된 기술 주권… 한국 기업에 ‘전략적 기회’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이 엔비디아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밀어 올렸다면, 그 뒤를 잇는 차세대 먹거리는 '우주 칩'이다. 지구 저궤도(LEO) 위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우주용 반도체가 연간 1조 달러(약 1472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이 엔비디아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밀어 올렸다면, 그 뒤를 잇는 차세대 먹거리는 '우주 칩'이다. 지구 저궤도(LEO) 위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우주용 반도체가 연간 1조 달러(약 1472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이 엔비디아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밀어 올렸다면, 그 뒤를 잇는 차세대 먹거리는 '우주 칩'이다. 지구 저궤도(LEO) 위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우주용 반도체가 연간 1조 달러(1472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지난 20(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스페이스X를 위시한 민간 우주 기업들의 행보가 우주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바스페이스(Novaspace) 추산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시장 매출은 지난해 6260억 달러(921조 원)에서 오는 20301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제 우주 반도체는 소수 정부 기관의 전유물이 아닌, 지구 통신과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반복적 매출확보… 민간이 여는 우주 시장


과거 우주 반도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 같은 정부 기관이 발주하는 '초고가·한정 수량'의 틈새 영역이었다. 그러나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와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 등 민간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을 대량으로 쏘아 올리며 상황이 급변했다.

핵심은 교체 주기. 지상 데이터센터와 유사하게 5~7년마다 위성을 교체해야 하는 저궤도 위성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 입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반복적인 매출을 확보하게 됐다. 인피니언(Infineon)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등 유럽의 전통적 칩 제조사들은 이미 이 흐름을 타고 방사선을 견디는 하이렐(Hirel·High Reliability)’ 부문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이렐이란 극한의 환경에서도 고장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고신뢰성 부품을 말한다.

기술 주권 전쟁… 대륙 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긴장감은 시장 성장을 가속하는 기폭제다. 각국은 독자적인 위성군 구축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간주한다. 유럽 내 반도체 전략 전문가인 탄제프 샤트는 "우주 사업은 국가 주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유럽이 독자적인 기술 노하우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는 대륙 간 기술 패권 다툼으로 이어진다. 미국 AMD는 블루오리진과 NASA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며 미국 기술 우위를 천명하고 있고, 독일 아헨의 스타트업 인시르트(Incirt)는 유럽 내 제조 공정을 무기로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우주 칩, 무엇을 봐야 하나


한국의 반도체·투자 업계도 이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단순한 방사선 차폐 기술을 넘어, 위성 간 통신을 처리하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전력 관리 반도체(PMIC)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시자 참여자들은 투자 시 다음 3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위성 교체 주기와 매출이다. 위성 발사 및 교체 주기가 짧아질수록 전방 산업의 칩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연간 위성 발사량 데이터를 추적해야 한다.

둘째, 공정 효율화다. 우주급 신뢰성과 대량 생산 단가 사이의 균형(Price-to-Reliability)을 맞추는 기업이 승자가 된다. 글로벌파운드리 등을 활용한 파운드리 전략을 눈여겨봐야 한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다. ··러 간 우주 패권 경쟁으로 인한 수출 통제가 강화될수록, 독자 공급망을 가진 기업의 가치는 더욱 치솟는다.

시장은 이제 '누가 더 우주에 칩을 많이, 그리고 싸게 쏘아 올릴 수 있는가'라는 생존 게임에 진입했다. 기술 패권의 새로운 전장은 지상이 아닌, 지구 위 500km 상공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