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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청정 전력’ 대전환… 100년 만에 화석연료 시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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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청정 전력’ 대전환… 100년 만에 화석연료 시대 저문다

지난해 아시아 화석연료 발전 0.9% 감소… 청정에너지 증가량이 전력 수요 앞질러
이란 전쟁발 에너지 위기 속 ‘석탄 유턴’ 우려에도 장기적 재생에너지 집중 가속화
한 기술자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그랜드 이스티클랄 모스크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 사이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기술자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그랜드 이스티클랄 모스크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패널 사이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이 태양광과 풍력을 앞세워 화석연료 시대를 빠르게 종식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의 청정에너지 발전량 증가치가 지역 전체의 전력 수요 증가량을 추월하면서 이번 세기 들어 화석연료 사용량이 연간 최대 폭으로 감소하는 기록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21일(현지 시각)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발표한 제7차 연례 보고서를 보면,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었던 중국과 인도가 나란히 화석연료 감축을 주도하며 글로벌 에너지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 중국·인도 주도 ‘에너지 혁명’…석탄 비중 1세기 만에 역전


아시아 전역에서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력 생산량이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이는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가 석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결과다.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의 31%인 6270억 달러(약 921조 원)를 쏟아부었다. 그 결과 화석연료 생산량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56TWh 감소했으며, 전력 믹스 내 석탄 비중은 54%까지 떨어졌다.

인도 역시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전력 수요 증가폭의 두 배로 늘렸다. 인도의 화석연료 생산량은 3.3% 감소했으며, 특히 태양광 모듈 제조 능력은 국내 수요의 3배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아시아 청정 전력 생산은 13.06% 성장한 718TWh를 기록했다. 이는 풍력과 태양광이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614TWh)의 94%를 담당하며 화석연료의 빈자리를 완전히 대체했음을 의미한다.

◇ 이란 전쟁이라는 암초…대만 등 ‘석탄 임시 복귀’ 움직임


역설적이게도 이번 보고서는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위험이 커진 긴박한 상황에서 발표됐다. 에너지 안보에 비상이 걸린 일부 국가들은 단기적인 전력 부족을 막고자 석탄 카드를 다시 꺼내 들고 있다.
대만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과 가스 수입 불안정에 대응하려고 2.1GW 규모의 신타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을 준비 중이다. 인도 산업계 역시 가스 공급이 부족해 다시 석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엠버의 디니타 세티아와티 아시아 수석 분석가는 "석탄으로의 복귀는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일시적 방편일 뿐"이라면서 "오히려 이번 전쟁은 수입 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안보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각인시켜 재생에너지 전환을 더욱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한 ‘전례 없는 규모의 에너지 위기’ 속에서 자국 내 재생에너지와 청정 기술 확보는 이제 환경문제를 넘어 국가 생존 전략이 되었다.

◇ 한국과 일본의 현주소…갈 길 먼 에너지 전환


아시아가 태양광 발전을 선도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일본은 지난해 발전량의 67%를 여전히 가스와 석탄에 의존했다. 다만 지난 10년간 태양광 비중을 3배 가까이 늘려 전력 믹스의 9.8%를 확보하는 등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상위 10대 태양광 발전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중국이 2030년까지 전력 부문 화석연료 소비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 한국 에너지 산업에 주는 시사점


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제조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효율 태양광 셀과 해상풍력 기술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란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됨에 따라 수입 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

아시아 전역의 전력 믹스가 청정에너지로 재편됨에 따라 RE100 달성 여부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잣대가 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