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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세, 트럼프 '이란 휴전 연장'에 4720달러 선 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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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세, 트럼프 '이란 휴전 연장'에 4720달러 선 보합

평화 협상 결렬에도 '추가 타격 보류' 결정에 지정학적 리스크 진정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금리 동결 전망에 약 697만 원대 박스권 횡보
연준 의장 지명자 워시 "독립적 통화 정책" 천명에 안전자산 선호 주춤
국제 금값이 온스당 4720달러(한화 약 697만 2850원)선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제 금값이 온스당 4720달러(한화 약 697만 2850원)선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하며 추가 군사 행동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변동성이 컸던 국제 금값이 온스당 4720달러(한화 약 697만 2850원)선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슬라마바드 평화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공포 심리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추가 공격 없다" 선언에 금값 급락세 진정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안전자산 지표인 국제 금 시세가 극심한 변동성을 뒤로하고 횡보세로 돌아섰다. 22일(현지시각) 오전 7시 8분 싱가포르 거래소 기준,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723.70달러(약 697만 8320원)로 전날보다 0.1% 소폭 올랐다.

전날 평화 협상 결렬 소식에 2% 이상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향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가격 형성의 핵심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부 휴전 연장' 발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새로운 제안을 제출하고 논의가 끝날 때까지 추가 타격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무력 충돌의 즉각적인 확전을 막는 방어 기제로 작용하며 금 시장에 유입됐던 전쟁 프리미엄을 일부 상쇄시켰다.

페퍼스톤 그룹(Pepperstone Group Ltd.)의 아흐마드 아시리 분석가는 "금값은 전쟁 발발 이후 10% 이상 하락했으나 최근 몇 주간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은 이미 현재의 지정학적 위험 수준을 가격에 반영했으며, 이제는 명확한 상황 악화나 거시 경제 조건의 결정적인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목

지정학적 리스크는 잦아들었으나 경제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금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측은 "미국이 선박 봉쇄를 풀지 않는 한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는 요소다.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는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실제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스폿 지수는 전날 0.4% 상승하며 금값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특히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의 행보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시 지명자는 지난 21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연준 의장에 취임할 경우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명확히 했다.

'워시 리스크'에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금값 횡보 불가피

시장 참여자들은 워시 지명자가 취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신중한 접근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통화 긴축 기조의 연장 전망은 금 시세가 4800달러(약 709만 2000원)선을 돌파하는 데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전쟁이라는 변수가 상수로 굳어지면서 이제 시장의 눈은 지정학적 뉴스보다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과 달러화 강세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국제 금 시세는 중동의 일시적 휴전이 가져온 안도감과 고금리 유지라는 거시 환경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해제 여부와 워시 지명자의 인준 과정에서 나올 추가 발언이 향후 금값의 방향성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시간 국제 은 시세는 0.3% 상승한 온스당 76.96달러(약 11만 3690원)를 기록했으며, 백금과 팔라듐 가격은 큰 변동 없이 보합권을 유지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