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유형’ 철폐로 호위함·미사일 전격 수출 가능… 사실상 ‘전쟁 가능한 국가’ 복귀
중국·한국 등 주변국 “군비 경쟁 가속화” 우려
일본 내에서도 “민주주의 통제 상실” 비판
중국·한국 등 주변국 “군비 경쟁 가속화” 우려
일본 내에서도 “민주주의 통제 상실” 비판
이미지 확대보기일본이 전후 70여 년간 유지해온 ‘전수방어(공격을 받을 때만 방어력을 행사)’ 원칙과 평화주의의 상징이었던 무기 수출 금지 정책을 사실상 완전히 폐기했다.
21일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살상 능력을 갖춘 완제품 무기의 수출을 전면 허용하는 정책 대전환을 확정했다.
‘살상 무기’ 족쇄 풀린 일본… 미사일·전투함 전 세계로
일본 정부는 최근 각료회의(국무회의)를 통해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지침을 개정하고, 기존의 ‘5개 유형(구조·수송·경계·감시·소해)’에 국한됐던 수출 제한을 철폐했다. 이번 개정으로 일본은 자국산 호위함, 미사일, 전투기 등 살상 능력이 있는 대형 무기 체계를 우방국에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특단의 사정’이 있을 경우 분쟁 지역으로의 무기 공급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방위 산업을 국방의 보조 수단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이며, 사실상 평화헌법 9조가 규정한 ‘무력에 의한 국제 분쟁 해결 금지’ 정신을 무력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 긴장… “동북아 군비 경쟁의 불씨 될 것”
일본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주변국들은 일제히 날 선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일본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이 안보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번 조치가 대만 유사시 대응력 강화나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위험한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의 소식을 전한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의 시각을 빌려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 없이 무력 증강에만 몰두하는 일본의 행보는 동북아시아 내 군비 경쟁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타전했다. 특히 한반도 주변의 전략적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한국 내 높은 경계심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한편, 로이터(Reuters) 통신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방산 시장의 공급망을 재편할 ‘메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와 ‘안보적 필요성’ 사이에서 복잡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 여론도 양분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중의원 압승을 지렛대 삼아 국회 심의 과정을 대폭 단축하며 이번 개정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매체들은 예산안 심의 시간이 역대 최단 기간인 59시간에 그친 점을 지적하며, 안보 정책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이 민주적 합의 없이 ‘독단’으로 결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민당 내 온건파들조차 “총리가 참의원의 소수 여당 상황을 무시하고 독주하고 있다”며 고립을 경고하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살상 무기 수출은 곧 일본이 타국의 분쟁에 가담하는 꼴”이라며 평화헌법의 취지가 완전히 실종됐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메가 변수’
한편, 국제 사회는 일본의 방산 시장 진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의 군사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첨단 기술력이 접목된 무기 체계가 시장에 풀릴 경우 기존의 방산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의 상인’이 될 수 있다는 도덕적 비난과 함께, 실제 분쟁 지역에 일본제 무기가 사용될 경우 발생할 외교적 책임론은 일본 정부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 될 전망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