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레트 수석협상가, 기존 협정 유지 고수하며 미국의 50% 고율 관세 완화 압박
오는 7월 공식 검토 앞두고 미·캐나다 갈등 격화… 북미 생산 거점 국내기업 직격탄
오는 7월 공식 검토 앞두고 미·캐나다 갈등 격화… 북미 생산 거점 국내기업 직격탄
이미지 확대보기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공식 검토 절차를 앞두고, 캐나다가 협정의 전면 개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배수진을 쳤기 때문이다.
이는 북미 현지 공급망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에도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Bloomberg)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캐나다의 미국 무역 수석협상가인 재니스 샤레트(Janice Charette)가 기존 USMCA의 핵심 요소를 보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양보의 한계 도달” 캐나다의 관세 인하 역공세
캐나다 상공회의소 주최 컨퍼런스에 참석한 샤레트 수석협상가는 “나의 임무는 이 협정의 기본 토대를 보호하는 것이지, 이를 다시 들여다보고 수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USMCA는 이미 강력한 협정이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근본적인 틀을 바꿀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공식 검토 절차를 두 달여 앞두고 양국 간의 기 싸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샤레트 협상가는 캐나다가 이미 디지털 서비스세(DST) 철회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폐지 등 상당한 양보를 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역으로 철강과 자동차, 알루미늄 산업 등에 부과된 미국의 최대 50% 고율 관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공세를 전환했다.
현지 무역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러한 고율 관세가 유지될 경우 캐나다 주요 수출 품목에서 연간 수십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는 23일 환율인 1달러당 1482.3원을 적용하면 단일 품목에서만 10억 달러당 약 1조 4796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국의 ‘중국 배제’ 압박과 한국기업의 원가 하방 압력
하지만 워싱턴의 기류는 캐나다의 기대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와의 대화 과정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장애물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장관은 더욱 노골적으로 캐나다를 정조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USMCA가 나쁜 거래라고 믿고 있으며, 전면적인 재구상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캐나다가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적수인 중국과 통상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은 이번 검토를 통해 북미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거세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와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캐나다의 이번 태도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마크 워너(Mark Warner) 통상 전문 변호사는 “캐나다는 트럼프가 협정을 파기하도록 유도하면서, 실제로는 미국 의회나 사법부가 이를 막아주기를 기대하며 시간을 벌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공급망 재편의 분수령, 7월 ‘통상 대전’ 시나리오
캐나다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캐나다의 지나친 대미 경제 의존도가 이제는 오히려 약점이 되었다”라고 경고하며 북미 무역 관계의 위기를 시사했다.
이러한 북미 통상 갈등의 격화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다. 북미 현지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둔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이 중국산 소재 사용 금지 규정을 더욱 옥죄거나 역내 부가가치 기준을 상향할 경우 공급망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의 역내 부가가치 비율(RVC)이 상향 조정될 경우 생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곧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캐나다와 미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북미 경제권의 불확실성이 증폭되었다”라며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기업들로서는 북미 단일 시장의 분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정교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캐나다가 “재협상 불가”라는 강수를 던진 상황에서, 오는 7월 시작될 북미 통상 대전은 단순한 관세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지형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