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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22년 만에 韓 자동차 시장 철수… 전기차 전략 실패와 대규모 손실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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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22년 만에 韓 자동차 시장 철수… 전기차 전략 실패와 대규모 손실 여파

2026년 말 판매 중단 공식화… 오토바이 사업은 유지, 기존 차주 대상 AS는 지속
글로벌 전기차 전환 지연 및 중국발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원 재배분’ 고육책
혼다 모터는 전기차 전략 변경으로 큰 손실을 입었으며, 한국에서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혼다이미지 확대보기
혼다 모터는 전기차 전략 변경으로 큰 손실을 입었으며, 한국에서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혼다
일본 혼다 자동차가 20여 년간 지켜온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전기차(EV)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과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내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자원을 전면 재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혼다 모터는 도쿄 본사 발표를 통해 2026년 말까지 한국 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혼다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사륜차 시장에 진출한 지 22년 만의 퇴장이다.

◇ ‘수익성 악화’에 발목 잡힌 혼다… 뼈를 깎는 자원 재조정


혼다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국 시장의 부진을 넘어, 글로벌 차원의 전기차 전략 수정과 맞물린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혼다는 최근 전기차 전략 변경 과정에서 막대한 개발 비용과 생산 공정 전환 비용을 지출하며 경영상의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시장부터 정리해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혼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특히 중국 내 자동차 판매 사업 중단 등 급변하는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이 전사적인 자원 집중을 촉발했고, 한국 시장 역시 ‘중장기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정리 대상으로 분류된 것이다.

혼다코리아의 뿌리이자 꾸준한 수익원인 오토바이(이륜차) 사업은 판매 중단 없이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 기존 고객 ‘애프터서비스’는 계속… 시장 충격 최소화 주력


혼다는 갑작스러운 철수 발표에 따른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 사후 관리 방침을 명확히 했다.
자동차 판매는 2026년 말 종료되지만, 차량 정비와 부품 공급을 포함한 애프터서비스(AS)는 기존대로 제공된다. 혼다 측은 기존 차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장기적인 부품 수급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2004년 설립된 자회사 혼다코리아는 향후 자동차 판매사에서 수입 이륜차 전문 및 사륜차 서비스 관리 조직으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올해 말부터 신규 모델 투입을 중단하고 재고 물량을 소진하며 단계적으로 영업망을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 한국 자동차 시장 및 수입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계 브랜드의 강세와 테슬라 등 전기차 전문 브랜드의 약진 속에서, 애매한 포지션의 대중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한때 수입차 시장의 강자였던 일본 브랜드 중 닛산(2020년 철수)에 이어 혼다까지 이탈하면서, 토요타와 렉서스 등 남은 브랜드들의 한국 내 입지와 전략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혼다의 사례처럼 전통 완성차 업체가 내연기관의 이익으로 전기차 투자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특정 지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