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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구리 비축량 9억 8000만t... '공급망 태풍의 눈' 된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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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구리 비축량 9억 8000만t... '공급망 태풍의 눈' 된 아프리카

DRC·잠비아, 칠레 추격하며 세계 구리 패권 재편... '자원 민족주의' 변수
전기차·AI 데이터센터발 수요 폭증에 '붉은 금' 가치 상승... 확보 경쟁 치열
잠비아 2031년까지 생산량 3배 확대 추진... 글로벌 에너지 전환 '핵심 기지
구리 파이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구리 파이프. 사진=연합뉴스
탄소중립과 인공지능(AI) 혁명의 필수 광물인 구리 시장에서 아프리카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며 전 세계 자원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비주얼 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와 아프리카 경제 매체 뷰인아프리카(Business Insider Africa)의 2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잠비아가 세계 구리 공급망의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며 아프리카의 자원 패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 4대 구리 매장국 지위를 굳히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의 핵심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구리벨트'의 부활... 콩고·잠비아 생산량 공격적 확대


현재 전 세계 구리 매장량은 약 9억 8000만t(톤)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칠레가 약 1억 8000만t을 보유해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최근 시장의 시선은 아프리카의 '센트럴 아프리칸 구리벨트'로 향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국영 광산 기업 제카민(Gécamines)과 글렌코어(Glencore Plc)의 합작사인 카모토 구리 컴퍼니(KMC)를 통해 생산 기반을 대폭 확충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콩고가 남미에 집중된 공급 리스크를 상쇄할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잠비아 역시 공격적인 증산 계획을 가동했다. 잠비아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구리 생산량을 100만t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31년에는 현재의 3배 수준인 300만t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해외자본 유치와 광산 현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인프라가 당긴 수요... 1달러 1477원 시대의 자원 가치

과거 건설·제조업의 전유물이었던 구리는 이제 첨단 산업의 '혈액'으로 불린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르는 전력망 구축과 전기차(EV) 배터리 부품에 구리가 대량으로 쓰이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전 지구적인 전력망 현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구리 수요는 향후 수십 년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공급 여건은 녹록지 않다.

남아 있는 구리 광석의 품위(순도)가 낮아지면서 채굴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환율 1477원을 기준으로 할 때, 글로벌 구리 광산 개발에 투입되는 조 단위의 사업비는 기업들에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잠비아가 추진 중인 대규모 광산 확장 프로젝트의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자 유치가 필수적인데 이는 원화 가치로 환산 시 수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공급망 독점 해소의 열쇠... 아프리카 비중 확대 필연적


구리 자원이 상위 5개국에 절반 이상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글로벌 경제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나 파업 등에 따라 국제 구리 가격이 널뛰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의 비중 확대는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구리 증산 계획이 성공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전환 비용을 낮추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인프라 부족이 실질적인 생산량 확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에너지 광물 전문가들은 "콩고와 잠비아가 단순한 자원 수출국을 넘어 글로벌 첨단 산업의 생명줄을 쥐게 됐다"라며 "이들 국가의 생산 목표 달성 여부가 향후 10년 내 글로벌 AI 및 모빌리티 산업의 성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