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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생존 불가능”... 토요타·혼다·포드 CEO, 中 공포에 전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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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생존 불가능”... 토요타·혼다·포드 CEO, 中 공포에 전격 선언

中 제조 혁명에 경악한 글로벌 자동차 거물들, 생산 공정 100% 자동화로 원가 경쟁력 한계치 돌파
공급망 장악한 BYD 역습에 북미·일 전통 강자들 전기차 전략 전면 수정...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 비상
토요타와 혼다, 포드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 전기차(EV) 업체의 가파른 성장과 초격차 제조 역량에 대해 일제히 파격적인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와 혼다, 포드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 전기차(EV) 업체의 가파른 성장과 초격차 제조 역량에 대해 일제히 파격적인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지배해 온 북미와 일본의 완성차 거물들이 중국 제조업의 압도적인 생산 효율성 앞에 사실상 ‘생존 위기’를 공식화했다.

25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와 머니와이즈(Moneywise)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토요타와 혼다, 포드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 전기차(EV) 업체의 가파른 성장과 초격차 제조 역량에 대해 일제히 파격적인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경쟁 심리를 넘어 기존 내연기관 강자들이 구축해 온 높은 비용 구조로는 중국의 물량 공세와 속도전을 방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을 반영한다.
특히 2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77.5원을 기록하며 고환율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수입 단가 상승과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인간 없는 ‘암흑 공장’의 충격... 혼다 CEO "이길 가망 없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협은 이제 단순한 저가 공세를 넘어 기술적 완성도와 공정 혁신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의 부품 공장을 시찰하고 돌아온 미베 도시히로(三部敏宏) 혼다 사장 겸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이들과 싸워 이길 가망이 없다"라고 실토했다.

미베 최고경영자는 공장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완벽한 자동화 수준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구매부터 물류, 조립에 이르는 전 과정에 인간 작업자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 이른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모델이 중국에서는 이미 일상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정 혁신은 인건비 절감을 넘어 24시간 끊임없는 생산을 가능케 하며 글로벌 표준을 새로 쓰고 있다.

토요타의 사토 코지 사장 또한 최근 업계 모임에서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전사적인 생산성 혁신을 주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차량 설계부터 시장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업체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한 점을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꼽는다.

유연한 공급망과 정부의 파격적인 세제 혜택, 그리고 규제 장벽이 낮은 사업 환경이 결합 되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따라잡기 힘든 '속도의 경제'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판매 절벽과 전략 철회... 위기의 ‘빅3’ 포트폴리오 직격탄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은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한때 중국 시장의 강자였던 혼다의 판매량은 2020년 160만 대에서 지난해 64만 대로 급감했다. 올해 생산 목표는 60만 대를 밑돌 것으로 보이며, 중국 내 생산 시설 가동률은 이미 50%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조사들은 사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달 말 전기차 전환 전략에 따른 손실을 공식 인정하며 미국 시장용으로 준비하던 '혼다 0(Zero)' SUV 및 세단, 아큐라(Acura) RSX 등 주요 전기차 프로젝트를 전격 취소했다.

포드 역시 3년 전부터 "중국이 게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라고 경고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생산된 신규 전기차 10대 중 7대는 중국에서 생산되었으며, 심천에 본사를 둔 BYD는 테슬라를 추월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지난 1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결정함에 따라, 안방이라 여겼던 북미 시장조차 중국의 사정권에 들어오게 됐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도 심각한 균형 파괴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본다.

그동안 전통적 가치주로 분류되던 포드와 토요타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반면, BYD 등 중국계 자본과 리비안(Rivian) 같은 신흥 강자들이 그 틈새를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 빗장 풀리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서막


중국차의 습격은 아시아를 넘어 북미 본토로 향하고 있다. 특히 마크 카니 캐나다 전 중앙은행 총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관세 인하 조치는 상징적이다. 이는 북미 시장이 더 이상 중국산 자동차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나 뮤추얼 펀드의 핵심 비중을 차지하던 레거시 자동차 기업들의 위기는 곧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라며 "테슬라조차 BYD의 판매량을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조 혁신을 이루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이제 단순한 '엔진의 교체'가 아니라 '제조 철학의 붕괴'라는 거대한 해일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디지털화된 생산 공정과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