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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불균형, 세계 GDP 3.7%로 확대… G7 에비앙 정상회의 '뇌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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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불균형, 세계 GDP 3.7%로 확대… G7 에비앙 정상회의 '뇌관' 부상

미국 경상적자 1조 1000억 달러·中 흑자 세계 최대… IMF "관세론은 해법 아냐"
플라자 합의식 공조 재현 가능성 낮아… 위기 없이는 교정 어렵다는 비관론 우세
올해 G7 의장국인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G7 의장국인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경상수지 불균형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7%까지 확대되면서 오는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일(현지시각)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 무역적자와 중국·유럽연합(EU)·일본의 흑자 문제를 포괄하는 '글로벌 거시 불균형' 논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가 G7 의장국을 맡은 올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주요 경제국들이 협력해 교정하지 않으면 이 불균형은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과도한 불균형' — 수치로 본 현주소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경상수지 흑자·적자의 합산 규모는 세계 GDP의 3.7%에 달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비율은 1~3% 사이를 오갔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줄다가 최근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단순히 규모가 커진 것이 아니라 그 성격이 구조화·고착화됐다는 점에서 IMF는 "과도한 불균형"으로 분류한다.

불균형의 양 축은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의 경상적자는 연간 1조 1000억 달러(약 1671조 원)로 단일 국가 기준 세계 최대다. 반대편에는 세계 최대 흑자국인 중국이 자리한다. 독일과 일본도 구조적 흑자를 유지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의 적자 성격 변화다. 미국은 지난해 외국인에게 주식 7360억 달러(약 1118조 원)어치를 팔아 적자를 메웠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자 크리스틴 포브스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주식 매각을 통한 적자 조달은 주가 급락 시 외국인 손실이 채권·통화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는 해법 아냐" — IMF의 진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균형의 원인으로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관행을 지목하며 관세를 처방전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IMF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관세는 "미시적(microeconomic) 산업 정책"에 불과해 소비·투자·저축·환율의 맞교정 효과로 경상수지 개선에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지만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외국산 기술 장비 수입이 늘어 경상적자는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IMF는 미국 적자의 근본 원인으로 재정적자를 꼽는다. GDP 대비 2% 재정적자가 늘어날 때마다 경상적자는 0.5% 포인트 확대된다는 것이 IMF의 추산이다.

중국의 경우는 반대로 '거시적(macroeconomic)' 구조가 문제다. IMF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외환시장 개입과 자본통제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가계 증세와 취약한 사회안전망으로 저축률을 높여 소비를 억누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조지프 갱농 연구원은 위안화가 현재 적정 가치보다 최소 15%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플라자 합의 재현? — 비관론이 우세한 이유


이론적 해법은 명확하다. 미국은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고, 중국은 금융·재정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전미경제연구소의 브래드 셋서와 프랑스 정부 경제자문을 역임한 샤힌 발레는 공동 기고에서 "통화 저평가 해소야말로 글로벌 무역 균형을 직접 교정하는 유일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처럼 주요국이 공조해 달러화를 의도적으로 절하하는 방식도 언급된다. 당시 G5(미국·일본·서독·영국·프랑스)는 달러화 강세 시정에 합의했고, 이후 불균형은 빠르게 줄었다.

그러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애덤 포즌은 지난 4월 IMF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글로벌 불균형 논의는 근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책임한 정책 문제"라면서 "IMF의 감시 기능이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자 핵보유국, IMF 최대 주주인 두 나라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G7 회의에 중국은 참여하지 않는다. 마크롱 대통령이 별도로 주최한 고위급 협의에 베이징 측 관리를 초청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자국 무역 관행이 국제 교역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거부하는 입장이다.

과거 위기들과의 비교도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1980년대 중남미, 1990년대 동아시아, 2000년대 유럽 재정위기는 모두 고정환율제 아래 은행권이 국경을 넘어 무분별하게 자금을 공급한 것이 도화선이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주요국 통화가 변동환율제를 채택해 충격 흡수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포브스 교수는 "주가 급락이 외국인 미국 자산 보유 손실을 불러오고 이것이 채권·외환 시장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이번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6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이례적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불균형 조정 과정에서 미·중 환율 갈등이 심화하거나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로 전환될 경우 원화 강세 압력과 수출 경쟁력 약화가 동시에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 기업들의 면밀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