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태양광 수요 폭증, 호르무즈 봉쇄가 중국 녹색산업 판로 활짝
화석연료 위기 속 '에너지 자립' 경쟁…중국,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 더 굳혀
화석연료 위기 속 '에너지 자립' 경쟁…중국,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 더 굳혀
이미지 확대보기그 결과 지난 3월 중국의 태양광·배터리·전기차(EV) 합산 수출액이 219억 달러(약 32조219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각) 에너지 조사기관 엠버(Ember) 집계를 인용해, 이란전쟁이 촉발한 중동 에너지 위기가 역설적으로 중국 청정에너지 수출 호황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보도했다.
3월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70%, 직전 월인 2월보다는 38% 각각 늘어났다.
배터리 100억 달러 첫 돌파…독일·미국이 최대 고객
품목별로는 배터리 시스템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3월 배터리 수출액은 100억 달러(약 14조7140억 원)를 넘어 사상 처음 월간 기준 세 자릿수 억 달러 문턱을 넘어섰다.
2025년 이후 월평균 수출액 70억 달러와 비교하면 40% 이상 뛴 것이며, 전월 대비로도 4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전체의 43%인 43억 달러(약 6조3290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아시아가 29%로 뒤를 이었다.
나라별로는 독일이 12억6000만 달러(약 1조8540억 원)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8억2300만 달러, 약 1조2110억 원), 네덜란드(6억3500만 달러, 약 9340억 원), 베트남(5억9700만 달러, 약 8780억 원), 호주(5억9500만 달러, 약 8750억 원) 순이었다.
전월 대비 증가폭은 독일이 2억8600만 달러(약 4210억 원)로 가장 컸다. 베트남과 오만 역시 각각 2억 달러 이상 더 수입했다.
태양광 시스템 수출도 2월 21억 달러에서 3월 48억 달러(약 7조660억 원)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2023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2025년 이후 월평균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엠버 집계에 따르면 3월 중국의 태양광 수출량은 68기가와트(GW)를 기록해 직전 최고 기록이던 2025년 8월보다 49% 뛰어올랐으며, 50개국이 중국산 태양광 수입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역별 태양광 수출은 아시아가 전체의 43%인 20억 달러를 차지했고 유럽이 27%로 뒤따랐다. 태양광 수입 상위국은 네덜란드(4억 달러, 약 5880억 원),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순이었다.
전기차 1분기 사상 최고에도 중동서 '발목'…잠재 수요는 쌓여
전기차 수출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올해 1분기 전기차 수출 누계는 210억 달러(약 30조918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0억 달러(약 17조6670억 원)와 비교하면 75% 급증한 수치다.
유럽이 45%, 아시아가 25%를 각각 차지했으며 나라별로는 벨기에·브라질·영국·독일·호주 순으로 많이 수입했다.
그러나 중동의 상황은 달랐다. 전쟁으로 물류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동 지역의 전기차 수입 비중은 2025년 연간 11%에서 지난 3월 4%로 쪼그라들었다. 태양광·배터리 등 다른 청정에너지 품목의 중동 납품 물량도 마찬가지로 급감했다.
도이체방크 프라이빗뱅킹(PB) 부문 신흥시장 최고투자책임자(CIO) 재키 탕은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각국의 에너지 안보 확보 경쟁 속에 중국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에너지 구조와 경제적 측면에서 이번 전쟁의 승자는 중국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에너지연구원 수석연구원 김정원은 "중국은 저비용 공급업체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에너지 전환의 장기 파트너로 대우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 공동 창업자 라우리 밀리비르타는 "태양광 발전 비용 하락과 배터리 가격 인하, 여기에 더 높고 변동성 큰 화석연료 가격이 더해지면서 태양광은 전 세계 전력 소비자 상당수에게 당연한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중동 납품 물량 감소는 전쟁이 끝난 뒤 해소될 잠재 수요가 쌓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엠버 수석 애널리스트 이안 그레이엄은 "이번 수치는 이제 막 나온 첫 번째 증거일 뿐"이라며 "높은 에너지 가격의 파급 효과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물류가 정상화될 경우 이 지역의 청정에너지 수요가 한꺼번에 풀릴 가능성이 높아, 중국 수출업체들의 강세 기반이 유지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