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E-모빌리티 7400만 대 돌파... 차 10대 중 6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E-모빌리티 7400만 대 돌파... 차 10대 중 6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

누적 보급량 7400만 대 돌파 속 중국 점유율 60%... 전기차, 고유가 시대 경제 방어막 부상
BYD 1500만 대 판매로 테슬라 압도... 고환율·자국 우선주의 속 한국 배터리 업계 '초격차' 과제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간 1900만 대에 이르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누적 보급 대수 7400만 대 시대를 열었다.

독일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가 지난 26일(현지시각) 독일 태양에너지·수소연구센터(ZSW)가 발표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전기 구동 차량은 총 74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5% 급증한 수치로, 탄소 중립을 향한 글로벌 모빌리티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시장의 압도적 독주와 유럽의 약진


현재 세계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 10대 중 6대는 중국 번호판을 달고 있다. ZSW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보유 대수는 약 4400만 대로 전 세계 물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인 미국(약 700만 대)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 수치다. 유럽 내에서는 독일이 320만 대로 국가별 순위 3위에 올랐으며, 영국(280만 대)과 프랑스(250만 대)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주목할 점은 유럽 전체의 통합 경쟁력이다. ZSW가 집계한 유럽 내 주요 14개국의 보급 대수는 1600만 대를 상회하며 대륙별 기준으로는 미국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책 지원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면, 유럽은 탄탄한 충전 인프라와 환경 규제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전기차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다"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안보의 핵심... "전기차가 경제 회복력 높인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의 체질 개선'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안드레아스 퓌트너(Andreas Püttner) ZSW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최근 수 주 동안 발생한 화석 연료 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전기차 비중이 높은 국가가 외부 충격에 얼마나 더 강한지를 증명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 소유주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낮아 급격한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롭다"라며 "이는 국가 차원의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제한하는 강력한 방어 기제가 된다"라고 평가했다.

시장 참여자들 또한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친 상황에서 전기차가 가계 경제의 완충 지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제조사 판도 변화... 중국 BYD, 테슬라 제치고 1위 수성


완성차 제조사별 경쟁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신규 등록 대수 합산 기준(누적 판매량)으로 중국의 비야디(BYD)가 약 1500만 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오랜 기간 선두를 지켰던 테슬라는 약 900만 대로 2위에 머물렀으며, 폭스바겐(570만 대)이 3위로 뒤를 이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310만 대, 6위)와 메르세데스-벤츠(200만 대, 8위)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자존심을 지켰다.

다만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28일 현재 1달러당 1472.5원에 달하는 고환율 상황은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한국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에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배터리 공급망과 완성차 제조를 동시에 거머쥐며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형국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한국 경제에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에너지 안보 강화는 긍정적이나, 원/달러 환율이 1472.5원을 기록하는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국내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상용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은 자원 확보와 기술 표준을 둘러싼 국가 간 '에너지 패권 전쟁' 양상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