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게이트 깜짝 실적에 샌디스크·WD 10%대 폭등… “데이터 저장 수요 폭발”
연산 넘어 저장 장치로 번진 AI 열풍, 반도체 ‘제2의 도약’ 분수령
연산 넘어 저장 장치로 번진 AI 열풍, 반도체 ‘제2의 도약’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29일(현지시간) 배런스는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메모리 및 스토리지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폭등세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오픈AI가 주요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도하며 기술주 전반이 하락했으나, 씨게이트발(發) 실적 훈풍이 투자 심리를 단숨에 되살린 결과다.
씨게이트가 쏘아 올린 신호탄… 샌디스크·WD 주가 ‘불기둥’
이날 시장의 주인공은 데이터 저장 장치를 만드는 스토리지 업종이었다. 씨게이트 테크놀로지(STX)는 회계연도 4분기 매출과 수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개장 전 거래에서 17.8% 급등한 682달러(약 100만 원)를 기록했다. 전날의 하락분을 단번에 만회한 수치다.
스토리지 업계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했다. 플래시 메모리 공급업체 샌디스크(SNDK)는 7.8% 오른 1080달러(약 159만 원)를 기록했고, 웨스턴 디지털(WDC) 역시 10.5% 급등하며 432달러(약 63만 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또한 D.A. 데이비슨의 긍정적 분석에 힘입어 4.7% 상승한 528.12달러(약 78만 원)에 거래됐다.
시장은 이번 반등을 ‘AI 거품론’에 대한 강력한 반증으로 해석한다. 오픈AI의 성장 정체 소식이 서비스 단의 의구심을 키웠다면, 부품 제조사들의 장부는 여전히 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실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데이터 저장은 AI의 생존 문제”… 한국 반도체 수출 ‘청신호’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가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다뤄야 할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메모리와 저장 장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 분석가는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메모리는 AI 붐의 존재론적 부품이 됐으며, 관련 수요는 복리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올해 관련 종목들의 수익률은 경이롭다. 샌디스크는 연초 대비 322% 폭등했으며, 웨스턴 디지털(127%)과 씨게이트(110%), 마이크론(77%) 등도 시장 평균을 압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도 강력한 호재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AI 랠리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일반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고성능 저장장치)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스토리지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한국 반도체 수출 전선의 ‘청신호’인 셈이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AI 랠리 지속 여부 가를 3대 지표
투자자들은 향후 AI 관련주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지속 여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예산을 계속 증액하는지가 핵심이다.
둘째, 낸드플래시 및 HDD 가격 추이다. 저장 장치 수요의 척도인 제품 단가가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서비스 기업의 유료 사용자 지표다. 오픈AI 등 최종 서비스 단의 수익 모델이 안착해야 부품 수요를 뒷받침하는 장기 밸류에이션이 결정된다.
AI 혁명은 이제 막 연산 단계를 지나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이라는 ‘거대한 저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숫자로 증명된 스토리지 시장의 성장은 이번 상승 랠리가 아직 고점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