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60년 투자 인생 중 ‘최악의 도박판’ 지적... 단기 옵션·예측 시장 과열 경계
버크셔, 역대 최대 현금 보유하며 ‘탐욕’ 속 ‘공포’ 유지... 시장 붕괴 시점 사냥 준비
버크셔, 역대 최대 현금 보유하며 ‘탐욕’ 속 ‘공포’ 유지... 시장 붕괴 시점 사냥 준비
이미지 확대보기세계적인 투자 거물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회장이 최근 금융 시장을 지배하는 극단적인 투기 심리를 ‘도박판’에 비유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2일(현지시각)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인터뷰를 통해 현재 시장의 과열 양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가치에 집중하기보다 당일 만기 옵션(0DTE) 등 초단기 차익을 노리는 도박에 매몰되어 있다고 진단하며, 적정 가격의 매물이 나타날 때까지 ‘침묵의 관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초단기 옵션부터 범죄로 변질된 예측 시장... “투자 아닌 순수 도박”
버핏 회장은 60년에 달하는 자신의 사업 인생을 돌이켜보며 “투자의 기회가 정말 ‘수익성(Juicy)’ 있었던 시기는 단 5년 정도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사라진 현재의 시장 상황을 투자자들이 도박으로 돌파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최근 급증한 ‘하루짜리(One-day) 옵션’ 거래를 정조준했다. 버핏 회장은 “이것은 투자가 아니고 투기조차 아니다. 그저 100% 도박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시장의 변동성에 베팅해 단 몇 시간 만에 수익을 내려는 행태가 정상적인 자본시장의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도박적 심리는 단순한 시장 과열을 넘어 법적·윤리적 경계를 무너뜨리는 범죄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미 법무부가 기소한 육군 병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병사는 베네수엘라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를 위한 군사 기밀 작전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 그는 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에서 작전 성공 여부에 거액을 베팅했고, 40만 달러(약 5억 9020만 원)에 이르는 부당 이익을 챙겼다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덜미를 잡혔다.
사태의 심각성은 공공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온라인 스포츠 베팅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대학 및 프로 선수들이 본인의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내부 정보를 공유해 예측 시장을 조작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버핏 회장은 “이러한 거래의 양과 빈도는 현재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며 “금융 시장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한 거대한 도박장으로 변질되면서, 수많은 자산 가격이 본래 가치와 동떨어진 비이성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4000억 달러 현금 실탄 장전... “아무도 전화 안 받을 때가 살 때”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버핏 회장은 여전히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4000억 달러(약 590조 원)에 육박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버핏 회장이 현재 시장 가격을 얼마나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수치다.
그는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야 한다”라는 자신의 오랜 격언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매수 적기는 시장이 붕괴해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을 때”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버핏 회장의 시각은 미 행정부의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확천금을 바라는 ‘한탕주의’가 미국 금융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베선트 장관은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번지는 로또식 베팅 문화를 지적하며 “가장 좋은 투자는 도박을 멈추고 자산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며 금융 문해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버핏의 경고가 한국 시장에 주는 ‘가치 투자’의 무게
금융권 안팎에서는 버핏의 이번 발언이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에 쫓겨 급하게 추격 매수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경고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초단기 옵션 거래나 특정 테마주에 쏠리는 현상이 심화하는 배경에 이번 버핏의 분석과 궤를 같이하는 투기 심리가 깔려 있다고 평가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버핏이 59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현금을 쌓아두고 기다리는 것은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냉철한 판단 때문”이라며 “결국 시장이 카지노로 변질되어 가격이 왜곡될 때일수록, 투자자는 자산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며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거대한 현금 더미는 향후 시장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사냥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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