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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조준' 서방 정보당국 쿠데타 첩보, 디인포메이션인가 실체적 위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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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조준' 서방 정보당국 쿠데타 첩보, 디인포메이션인가 실체적 위협인가

크렘린궁 봉쇄설·경호 수위 극대화... 승전기념일 앞둔 모스크바의 긴장
국내 전문가들 "군사 반란 가능성 낮지만, 드론 암살 시도 등 물리적 위협은 상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암살 시도와 쿠데타 공포로 인해 크렘린궁을 사실상 봉쇄하고 외부 접촉을 극한으로 차단하는 등 전례 없는 보안 태세에 돌입했다는 정보가 확인됐다.

유라시아 타임즈(EurAsian Times)의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와 러시아 독립 매체 임포턴트 스토리즈(Important Stories)'가 입수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보안국은 지난 3월부터 푸틴 대통령에 대한 경호 수위를 극도로 높였다.

특히 오는 9일 예정된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Victory Day) 행사를 앞두고 국가두마(하원) 의원들조차 붉은 광장 퍼레이드 초청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푸틴 대통령 주변의 인적 접촉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리사·사진사까지 감시"... 철막 뒤에 숨은 푸틴의 '벙커 집권'


서방 정보당국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일상은 현재 외부와 완벽히 단절된 상태다.

대통령 경호국(FSO)은 대통령의 요리사, 경호원, 사진사 등 근접 수행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FSO 전용 차량으로만 이동하도록 강제했다.

이들의 자택에는 실시간 감시 시스템이 설치됐으며,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특수 전화기만 사용하도록 제한받고 있다.

대통령의 동선 역시 크게 위축됐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인근 관저나 발다이 별장 대신 크라스노다르 지역 등에 마련된 특수 벙커에서 수주씩 머물며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매체가 송출하는 푸틴의 공개 활동 모습은 상당수 사전 녹화된 영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특히 올해 들어 군사 기반 시설 방문이 전무하다는 점은 지난 2025년 빈번했던 현장 시찰과 대조를 이룬다. 모스크바 특정 구역의 통신망이 주기적으로 차단되고, 모스크바강 연안에 드론 방어용 특수 부대가 배치된 점은 크렘린궁이 느끼는 위협이 실체적임을 방증한다.

'쇼이구 숙청'설과 엘리트 층의 분열... 제2의 프리고진 나올까


보고서는 푸틴의 최측근이었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조차 잠재적인 쿠데타 연루 가능성이 있다고 정조준했다. 지난 3월 5일, 쇼이구의 오른팔로 불리던 루슬란 차리코프 전 국방 제1차관이 뇌물 수수 및 범죄 조직 결성 등 12개 혐의로 전격 체포된 사건이 결정적이다.

모스크바 정계에 정통한 한 외교 전문가는 "차리코프의 체포는 푸틴이 핵심 엘리트들에게 부여했던 '안전 보장'이라는 비공식적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며 "이는 쇼이구 본인에 대한 형사처벌 예고탄으로 해석될 수 있어 권력 상층부 내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군 내부의 불만도 심상치 않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지지부진한 성과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사상자(서방 추산 누적 50만 명 이상)는 러시아 군부 내 '반(反) 푸틴' 정서를 자극하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서방의 심리전' 가능성과 70%대 지지율의 역설


하지만 이러한 첩보가 서방 정보당국의 정교한 '디인포메이션(Disinformation·허위정보 확산)' 캠페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군 내부의 불신을 조장하고 민심을 동요시키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러시아 내 여론 지표는 서방의 분석과는 온도 차를 보인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VTsIOM의 4월 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65.6%를 기록했으며,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Levada Center)는 79%라는 높은 지지율을 발표했다.

이는 지지율이 10~30%대에 머물고 있는 서방 지도자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대러시아 전문가는 "러시아 국민 상당수는 현재 푸틴을 대체할 강력한 대안 부재에 공감하고 있다"며 "군부 대규모 반란을 통한 쿠데타보다는 지난 2025년 12월 발생했던 91대의 드론을 동원한 발다이 관저 공격 시도처럼 우크라이나가 지원하는 정밀 타격이 푸틴에게는 훨씬 더 실질적인 물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크렘린궁의 '봉쇄 모드'는 권력 내부의 붕괴 징후라기보다, 전선에서의 교착 상태와 서방의 정보전,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정밀 타격 능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본능의 발로로 풀이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