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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인사이드’의 위력… 단순 부품사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0.5단계’ 주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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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인사이드’의 위력… 단순 부품사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0.5단계’ 주역으로

오토 차이나 2026서 확인된 영향력… 자동차 브랜드 우산 조직 ‘HIMA’ 판매량 32% 급증
직접 제조 제외한 기획·디자인·품질관리 전담… 중소 제조사의 성공 ‘생명선’ 역할
반도체 제재가 촉발한 자동차 사업 확장… R&D 집중 투자로 기술 패권 가속화
화웨이 매장은 스마트폰과 함께 차량을 판매한다. 사진=화웨이이미지 확대보기
화웨이 매장은 스마트폰과 함께 차량을 판매한다. 사진=화웨이
직접 자동차를 제조하지 않고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로 부상한 기업이 있다.

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 테크놀로지스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2026'을 통해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흔드는 핵심 주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화웨이 주도 ‘HIMA’ 동맹의 약진… "공장만 빌릴 뿐 모든 것은 화웨이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화웨이가 주도하는 5개 자동차 브랜드의 연합체인 '하모니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얼라이언스(HIMA)'였다.

스텔라토, 아이토(Aito), 럭시드(Luxeed) 등 HIMA 소속 브랜드들은 15개 이상의 모델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스텔라토의 S9T 스테이션 왜건은 31,9800위안(약 4만 7,000달러)의 시작가로 출시되었다.

HIMA 동맹의 판매량은 지난해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를 뚫고 32% 급증한 58만 대를 기록했다.

이 동맹은 화웨이가 제품 기획, 디자인, 영업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전자 제어, 섀시 튜닝 등 차량 제조의 핵심 전 과정을 책임지고 파트너사는 생산 공장만을 제공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국 제재가 만든 역설… 스마트폰 대신 자동차로 향한 반도체


화웨이가 자동차 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미국의 제재가 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출 금지로 인해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큰 타격을 입었으나, 이는 곧 자동차 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화웨이 관계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수억 대 규모의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 제품은 수백만 대 수준이므로, 보유한 반도체 재고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모빌리티 분야로의 전략적 수정을 설명한 바 있다.
현재 화웨이는 부품 공급, 자율주행 시스템 제공(Huawei Inside), HIMA를 통한 차량 설계 및 판매라는 세 가지 기둥을 통해 사업을 확장 중이며, 2025년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72% 성장한 450억 위안에 달했다.

전통적 공급망 파괴하는 ‘0.5단계’ 자동차 회사


업계 전문가들은 화웨이를 전통적인 1차 공급업체를 넘어선 '0.5단계(Tier 0.5)' 자동차 회사라고 정의한다. 직접 제조만 하지 않을 뿐 자동차 제조사와 다름없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아이토 브랜드의 제조사인 세레스 그룹은 화웨이와의 파트너십 이후 2022년 38억 위안의 손실에서 2025년 59억 위안의 순이익으로 돌아서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었다.

화웨이의 이러한 존재감은 중소 자동차 브랜드들에게는 강력한 생명선이 되지만, 일각에서는 경쟁력이 부족한 브랜드들의 퇴장을 늦춰 산업 전반의 과잉 생산 문제를 지속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화웨이의 독주에 맞서 자율주행 분야의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와 스타트업 모멘타(Momenta)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며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