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전기차처럼 로봇도 中이 접수"… 2030년 세계 제조 비중 16.5%로 확대
국가 자본 1870억 위안(약 40조 3240억 원) 투입·공급망 장악… 미·일은 '시제품' 단계
국가 자본 1870억 위안(약 40조 3240억 원) 투입·공급망 장악… 미·일은 '시제품' 단계
이미지 확대보기모건스탠리는 지난 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향후 5~10년간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산업이 중국 수출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글로벌 제조 수출 점유율이 현재 15%에서 2030년 16.5%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의 '재현'… 中, 이미 글로벌 출하량 90% 장악
모건스탠리 분석팀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 출하된 1만 3000~1만 60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약 90%를 공급했다. 같은 시기 미국과 일본 경쟁사들은 대부분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연간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량이 지난해의 두 배를 웃도는 약 2만 8000대에 달해,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출하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로봇 전문 조사기관 가오공로봇산업연구소(高工机器人产业研究所)는 지난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1만 8000대로 전년 대비 65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6만 25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같은 기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이 94%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베이징 하프마라톤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荣耀·Honor)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50분 26초를 기록하며 인간 세계기록보다 약 7분 앞선 완주를 마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기업 차원의 움직임도 빠르다. 유비테크(优必选·UBTECH)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Walker S2)'는 올해 초 양산에 돌입했으며, 수주 규모는 이미 8억 위안(약 1720억 원)을 넘어섰다. 유비테크는 베이징에 연간 1만 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올해 안에 완공할 계획이다.
유니트리(宇树科技·Unitree)는 지난 3월 20일 상하이 스타마켓(科創板)에 상장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공모를 통해 42억 위안(약 905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며,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50억 달러(약 7조 3270억 원)에 이른다.
유니트리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매출이 4족 보행 로봇 매출을 앞질러 전체 핵심 매출의 51.5%를 차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60%, 조정 순이익률은 37%에 달해, 트렌드포스는 "로봇 사업이 무조건 적자라는 통념에 도전하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국가 자본·공급망이 만든 '넘을 수 없는 벽'
모건스탠리가 전기차와의 유사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한 기술 우위 때문이 아니다. 체탄 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차세대 성장 분야를 일찍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온 역사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26~2030년 15차 5개년 계획에서 처음으로 로봇을 전략 신흥 산업으로 명시했다. 중앙·지방 정부가 조성한 관련 산업 기금 규모는 총 1870억 위안(약 40조 3240억 원)에 이른다.
2026년 초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유입된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이미 2025년 연간 총액을 넘어섰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이 이 가운데 약 46%를 차지했다. 올해 4월 한 달에만 중국에서 41건의 독립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이는 전년 같은 달의 16건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공급망 구조도 중국에 유리하게 짜여 있다. 감속기, 모터, 나사, 배터리 등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부품에서 미국 내 대안 공급처는 거의 없다.
모건스탠리 중국 산업 분석가 종(Zhong)은 "현재 전 세계 거의 모든 로봇 개발사가 중국과 아시아로부터 핵심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일본·한국 경쟁사들이 중국 부품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중국은 전체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속도 면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미국 기업들이 고사양·고비용 시제품에 집중하면서 대규모 생산 이전에 광범위한 검증을 거치는 방식을 택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모델을 빠르게 출시하고 자국 시장을 실험 무대로 삼아 빠른 속도로 상용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지난 8일(현지시각) 이 보고서를 인용하며, "중국 기업들이 테슬라(Tesla)를 비롯한 미국 기업보다 훨씬 빠르게 실전 배치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빅고 파이낸스(BigGo Finance)는 "모건스탠리가 테슬라 등 미국 기업들이 '너무 느리다(Too Slow)'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장밋빛 전망 속 넘어야 할 관문들
모건스탠리가 중국의 로봇산업 전망을 낙관하면서도 경계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지점이 있다. 바로 전기차가 걸어온 통상 마찰의 경로다.
보고서는 "중국 전기차가 전 세계에서 관세와 각종 규제 장벽에 부딪혀온 것처럼, 휴머노이드 로봇도 보안 우려와 기술 의존도 문제로 유사한 보호주의 조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 내부에서도 과잉 경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은 150개를 웃돈다.
모건스탠리 중국 산업 분석가 종은 "지난해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량이 약 1만 400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150개에 가까운 기업이 시장을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가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62%가 현재 도입된 휴머노이드 로봇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로봇 공급 급증이 가져오는 가격 하락도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자동화 장비 가격의 하락 추세는 글로벌 도입을 앞당길 수 있는 반면, 공급 과잉이 심화 되면 수익성과 산업 투자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가 2050년까지 최대 5조 달러(약 732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치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두고, 중국이 전기차 때와 같은 방식으로 판을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두 배 규모가 될 이 시장에서 누가 공급망을 쥐고 누가 먼저 실전 배치에 성공하느냐가 패권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