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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안방 뚫렸다" 폭스바겐 6.7% 추락… 중국·테슬라 300%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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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안방 뚫렸다" 폭스바겐 6.7% 추락… 중국·테슬라 300% '폭풍 성장'

'브랜드 충성도' 옛말, 가성비 무장한 중국계 전기차에 독일 소비자 변심
전기차 점유율 25% 돌파, 내연기관 종말 앞당기는 'EV 대전환' 가속화
폭스바겐 본사.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본사. 사진=연합뉴스
독일 자동차산업의 상징인 폭스바겐(VW)이 자국 안마당에서 중국 브랜드의 거센 공습과 테슬라의 반격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무너지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9일(현지시각) 독일 매체 티온라인(t-online) 보도와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의 4월 신규 차량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동의 1위 폭스바겐의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급감했다.

전체 시장 규모가 2.7%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적표라는 점에서, 수십 년간 이어온 독일차의 브랜드 충성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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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내연기관차의 빈틈을 파고든 주역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계 전기차 브랜드다.

KBA 통계에 따르면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달 전년 대비 200% 이상 급증한 4705대를 등록했으며, 리프모터(Leapmotor)는 무려 330%가 넘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1355대를 판매했다.

엑스펑(Xpeng) 역시 190%에 육박하는 성장을 기록했고 지리(Geely), 지커(Zeekr) 등 신흥 브랜드들이 통계에 대거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각 변동의 배경으로 독일 제조사들의 '고가 전략 실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저가형 입문 모델을 라인업에서 대거 제외한 사이, 그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로 빠르게 장악했다"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테슬라 256% 'V자 반등'… 전기차 비중 25% '골든크로스' 달성


한동안 침체를 겪던 테슬라는 지난달 3100대 이상의 등록 실적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6%라는 가파른 반등에 성공했다. 테슬라의 부활과 중국차의 약진은 독일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독일 내 전기차 신규 등록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25%를 기록하며 '도로 위 차량 4대 중 1대'가 전기차인 시대를 열었다. 반면 전통적인 가솔린 차량 등록은 20% 폭락하며 내연기관차의 퇴조가 뚜렷해졌다.
독일 현지 전문가들은 아우디(Audi)가 19% 성장하며 홀로 고군분투했으나, BMW가 0.5% 성장에 그치며 정체된 점을 고려할 때 독일차 전체의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한다.

현지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독일 소비자들이 더 이상 브랜드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가격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전통 제조사의 퇴보와 구조적 균열… '패권 이동' 현실로


폭스바겐의 판매 부진은 단순한 수치 하락을 넘어 독일 경제의 근간인 자동차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의미한다. 2026년 들어 폭스바겐과 주요 제조사들이 수익성 낮은 모델들을 줄줄이 단종시키는 '라인업 효율화'에 나섰으나, 이것이 오히려 실질 구매층을 경쟁사로 밀어내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독일 시장이 '전통의 명가'와 '소프트웨어 기반 신흥 강자' 간의 생존 전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독일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혁신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유럽 안방에서도 중국과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는 '기술적 종속'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독일차의 방어벽이 무너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헤게모니는 이제 전동화와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