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호르무즈 위기, 전 세계 구리 생산량 20% 위협… ‘황산 공급망’ 마비에 비용 폭등

글로벌이코노믹

호르무즈 위기, 전 세계 구리 생산량 20% 위협… ‘황산 공급망’ 마비에 비용 폭등

중국민금속 연구소 경고 “황 운송 중단으로 구리 제련 필수 시약 부족”
콩고·칠레 등 주요 산지 직격탄… 황산 가격 55% 급등하며 경제 파급 효과
2025년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어센트 공장에서 구리 평판선 생산 라인에 구리 막대 코일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어센트 공장에서 구리 평판선 생산 라인에 구리 막대 코일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전 세계 구리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구리 생산의 핵심 원료인 황산 공급이 차단되면서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5분의 1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14일(현지시각) 중국 국영 금속 기업인 중국민금속(China Minmetals) 산하 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의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황(Sulphur) 운송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구리 생산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산 부족’이 구리 생산 멈춰 세우나


구리 생산 방식 중 하나인 수소금속(Hydrometallurgy) 공법에는 구리를 녹여내기 위한 시약으로 황산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 금속 공급량의 약 20%가 이 방식을 통해 생산되는데,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황 무역의 약 50%를 담당하는 핵심 요충지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해협 폐쇄로 인해 황산 가격은 이미 55% 폭등했다. 연구소는 이번 중동 분쟁으로 매달 약 175만 톤에 달하는 전 세계 황 생산 및 운송이 중단되었으며, 이는 전체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콩고·칠레 등 주요 구리 허브 ‘비상’


이번 공급 충격에 가장 크게 노출된 지역은 세계 최대 구리 생산지 중 하나인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칠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황산 수요의 약 60%를 수입 황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교란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 대형 광산들이 2~3개월치의 재고로 버티며 러시아 등으로 조달처를 우회하고 있으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칠레는 해협 봉쇄뿐만 아니라 중국의 황산 수출 중단 가능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중국은 자국 내 비료 공급 보호를 위해 지난 5월 1일부터 황산 수출 중단 신호를 보냈으며, 칠레는 지난해 황산 수입의 30% 이상을 중국에 의존했다.

지연되는 파급 효과… 세계 경제 ‘벨웨터’ 구리 흔들


구리는 가전제품부터 집적회로, 고성능 컴퓨팅 장치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산업 금속으로, 세계 경제의 선행 지표(벨웨터) 역할을 한다.

연구소는 수소금속 구리 산업의 특성상 단기적인 차질은 견딜 수 있으나, 황산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명확한 ‘시간 지연 효과’를 거쳐 전 세계 공급망에 구조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황 생산량의 80~90%가 황산으로 전환되며, 이 중 10%가 금속 제련에 사용되는 만큼 공급망 마비는 구리 가격 상승과 제조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전 세계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