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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르트가 프랑스 손으로"…독일, KNDS 지분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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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르트가 프랑스 손으로"…독일, KNDS 지분 전쟁 격화

160억~220억 유로 기업가치 IPO 앞두고 獨·佛 정부 '40대40 공동통제' 검토
"에어버스 전철 밟을라"…방위·경제부, 주주 가문에 서면 매입 의사 전달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복서 장갑차에 탑승한 모습. 독일 정부는 레오파르트 2 전차와 복서 장갑차 생산업체인 KNDS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프랑스와 공동으로 각 40% 지분 확보를 검토 중이며, 에어버스 전례를 우려한 독일 정가의 방산주권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복서 장갑차에 탑승한 모습. 독일 정부는 레오파르트 2 전차와 복서 장갑차 생산업체인 KNDS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프랑스와 공동으로 각 40% 지분 확보를 검토 중이며, 에어버스 전례를 우려한 독일 정가의 방산주권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독일의 대표 전차 레오파르트 2와 복서 장갑차를 생산하는 유럽 최대 지상무기 기업 KNDS의 지분 구조를 둘러싸고 독일 정가가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주요 주주들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이 전략 방산기업이 프랑스 또는 유럽 외 자본의 통제 아래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베를린을 긴장시키고 있다. K2 흑표가 유럽 시장에서 레오파르트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가운데, KNDS의 소유 구조 변화는 한국 방산 수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독일 대중지 빌트(BILD)는 17일(현지 시각) 독일 방위부와 경제부가 주요 주주인 브라운베렌스(Braunbehrens)·보데(Bode) 두 가문에 서면으로 공식 매입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KNDS는 독일 크라우스-마파이 베그만(KMW)과 프랑스 넥스터(Nexter)가 통합해 만든 독·불 합작 방산기업으로 본사는 독일 뮌헨에 있다. 시장에서는 전체 기업가치가 160억~220억 유로(약 27조~38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총리실 "소수 지분으로 타협"에 SPD·CDU 동시 반발…에어버스의 경고


독일 총리실은 당초 가능한 한 소수 지분으로 타협하는 방안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가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가더라도 에어버스 모델*독일·프랑스 각 11%, 스페인 4%)처럼 정치적 합의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독일 사회민주당(SPD)과 보수 진영 모두 이 방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발의 핵심 근거는 에어버스다. 당초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출발한 에어버스가 현재는 사실상 프랑스 중심 기업으로 변해 생산·연구개발의 중심축이 프랑스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합의만으로는 장기적 균형을 보장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이다.

이에 따라 라르스 클링바일(Lars Klingbeil)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Boris Pistorius) 국방장관은 독일·프랑스 양국 정부가 각각 40%씩 동일 지분을 보유하는 사실상의 공동통제 모델을 검토 중이다.

마르쿠스 죄더(Markus Söder) 바이에른 주지사 겸 CSU 대표도 동일한 방향을 지지했다. 그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KNDS 같은 핵심 기업에 상당한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 안보는 자유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라며 "자체 기술과 독일 자체 생산능력을 유지해야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최고의 국가 이익과 정치적 현명함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바이에른은 독일 방산기업 약 3분의 1이 집중된 지역으로, 5만 명 이상이 방산 관련 산업에 종사하며 95억 유로(약 16조 원)의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대20이든 30대30이든 핵심은 동등성"…마트펠트 "순수 국영기업은 실패"


CDU 내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독일 연방의회 국방예산 책임자인 안드레아스 마트펠트(Andreas Mattfeldt) 의원은 총리실에서 열린 총리 경제·재정 수석보좌관 레빈 홀레(Levin Holle)와 안보 수석 귄터 자우터(Günter Sautter)와의 회의에서 직접 개입했다. 마트펠트는 빌트의 질의에 "나는 독일과 프랑스의 동등한 참여를 지지했다. 20대20이든, 30대30이든, 40대40이든 핵심은 구체적인 수치보다 양국의 동등성(Parität)"이라며 자신은 30대30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반프랑스인(Halbfranzose)'이라고 소개한 그는 "불평등한 지분은 장기적으로 독일이 생산 물량과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다"며 "이러한 참여는 수십 년에 걸친 것인 만큼 양국 모두에 공정하고 명확한 공동 원칙이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수 국영기업은 과거에 항상 특별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양국이 함께 명확하고 구속력 있는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KNDS 지분 논쟁은 유럽 방산 통합의 구조적 모순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레오파르트 2 전차·PzH 2000 자주포·복서 장갑차 등 유럽 핵심 육상무기 대부분이 KNDS 체계 안에 있으며, 차세대 유럽 전차 사업 MGCS(Main Ground Combat System)의 핵심 축도 KNDS다. 즉 이번 지분 구조 결정은 단순한 기업 거버넌스 문제가 아니라 유럽 육상무기 패권이 어느 나라 중심으로 재편될지를 결정하는 전략적 사안이다. 유럽 방산 시장에서 K2 전차로 레오파르트와 경쟁하는 한국 방산업계에도 이 결과는 중장기 시장 지형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