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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KF-21 산다"는데 재무장관은 "나는 결제 담당"…진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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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KF-21 산다"는데 재무장관은 "나는 결제 담당"…진짜 살까?

예산 오래전 편성·"더 많아질 수도"…분담금 갈등 반복해온 자카르타 또 이러나
Su-35도 "국방장관한테"로 피해…라팔 받던 날 쏟아진 '전방위 전투기' 발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KF-21 보라매 전투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18일 KF-21 사업 예산은 오래전 편성됐고 이제 실행만 남았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도입 요청이 재무부에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분담금 갈등과 이탈·재개를 반복해온 인도네시아의 KF-21 행보를 놓고 한국 방산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KF-21 보라매 전투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18일 "KF-21 사업 예산은 오래전 편성됐고 이제 실행만 남았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도입 요청이 재무부에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분담금 갈등과 이탈·재개를 반복해온 인도네시아의 KF-21 행보를 놓고 한국 방산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사진=KAI

인도네시아가 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구매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말이 두루뭉술하다. 한국 방산업계와 독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단 하나다. "인도네시아, 진짜로 KF-21 살 것인가?"

수아라닷컴(Suara.com)과 신도뉴스(SINDOnews)는 18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Purbaya Yudhi Sadewa) 재무장관이 자카르타 할림 공군기지에서 KF-21 및 Su-35 도입 계획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프라보워 대통령이 프랑스 라팔 추가 인도식을 주재한 날이었다.

"될 것 같긴 한데 아직 요청 안 왔다"…예산은 있는데 실행 안 된 이유는?


KF-21 관련 푸르바야 장관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면 복잡한 현실이 드러난다. 그는 "KF-21 건은 아직 나에게 오지 않았다. 잘 모른다. 될 것 같기는 한데, 아직 요청이 오지 않아 모른다"고 했다. 동시에 "이 사업은 꽤 오래전에 예산이 편성됐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오래된 예산이라 이제 실행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핵심은 예산은 편성돼 있는데 실행 요청이 재무장관에게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내에서 KF-21 사업 실행에 관한 공식 조율이 아직 완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예산 총액에 대해서는 "그건 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기자들이 81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라는 보도를 언급하자 그는 "확인해줄 수 없다. 국방은 기밀이다. 앞으로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어쩌면 더, 더 많을 수도(mungkin lebih, lebih)"라고 답했다. 규모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분담금 갈등·중단·재개 반복…"또 이러나" 한국 업계 피로감


문제는 이런 장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초기부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총 분담금 약 1조 7000억 원 중 실제 납부는 한참 뒤처졌고, 기술이전 범위 갈등도 반복됐다. 사업에서 이탈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다가 다시 참여를 시사하는 패턴이 수년째 이어졌다. 한국 방산업계와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입장에서는 "또 이러나"라는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다.

이번 재무장관의 발언이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예산 확보가 곧 사업 실행 확정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인도네시아 정부 내에서 재무부는 말 그대로 "결제 담당"일 뿐, 실제 도입 결정권은 국방부에 있다. 푸르바야 장관 자신이 "나는 결제 담당일 뿐(saya cuma bagian bayar aja)"이라고 직접 말한 것처럼.

Su-35 관련 질문에도 그는 "그건 국방장관에게 물어봐라. 나는 잘 모른다"고 답하며 명확한 입장을 피했다. Su-35는 인도네시아가 과거 도입을 추진하다 미국의 CAATSA(적성국 제재법) 압박으로 사실상 중단한 전력이 있다. 최근 국제질서 다극화 흐름 속에서 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모양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F-16, 러시아산 Su-27·Su-30, 프랑스 라팔에 이어 KF-21까지 검토하는 복합 전력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진영에 종속되지 않는 전략적 자율성 확보라는 인도네시아 외교 철학의 산물이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KF-21 분담금 미납과 도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번 발언도 또 하나의 긍정적 신호 이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