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호주, 中 투자자에 “희토류 기업 ‘노던 미네랄스’ 지분 강제 처분” 명령… 자원 안보 격화

글로벌이코노믹

호주, 中 투자자에 “희토류 기업 ‘노던 미네랄스’ 지분 강제 처분” 명령… 자원 안보 격화

짐 찰머스 재무장관, 중국 연계 개인 2명·법인 4곳 지목… 전체 지분의 17.6% 매각 지시
美의 호주산 공급망 활용 및 현지 통제권 강화 목적… “14일 이내 무조건 처분해야”
中 외교부 “정당한 권리 존중하고 차별 말라” 강력 반발… 보복 조치 및 무역 마찰 재점화 우려
호주 재무장관 짐 찰머스는 5월 18일 성명에서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재무장관 짐 찰머스는 5월 18일 성명에서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호주 정부가 안보상 중요 자산인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현지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핵심 희토류 기업에 투자한 중국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라는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의 가혹한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맞대응하자, 미국과 호주가 동맹을 맺고 호주 내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자본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각) 호주 증권거래소(ASX)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짐 찰머스(Jim Chalmers) 호주 재무장관은 중국과 연계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중희토류 전문 광산 기업인 ‘노던 미네랄스(Northern Minerals)’의 주식을 모두 처분하라는 추가 처분 명령을 전격 내렸다.

전체 지분 17.6% 강제 처분 압박… “중국 소유권 완전 배제”


호주 정부가 이번에 매도를 강제한 주식은 약 16억 8,000만 주에 달하며, 이는 노던 미네랄스 전체 지분의 17.6%(총 자산 가치 5,330만 호주달러, 미화 약 3,820만 달러)를 차지하는 막대한 물량이다.

찰머스 장관은 '외국인수합병법(Foreign Acquisitions and Takeovers Act)'을 법적 근거로 삼았으며, 지목된 투자자들은 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한다.

강제 매각 명령을 받은 대상은 개인 2명과 법인 4곳이다.

지목된 중국계 자본은 홍콩 잉탁(Yingtak), 리얼 인터내셔널 리소스(Real International Resource), 코기르 무역 및 서비스(Cogirr Trading and Services)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노던 미네랄스의 최대 주주 ‘바스트니스 인베스트먼트 그룹(Vastness Investment Group)’도 포함됐다. 바스트니스는 지난 2024년 9월에 사들인 2억 7,100만 주의 보통주 지분을 모두 뱉어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앞서 호주 재무부는 지난 4월에도 홍콩 잉탁의 지분 이전이나 의결권 행사를 동결하는 임시 지시를 내리는 등 중국 자본의 침투를 지속해서 견제해 왔다. 호주 연방 정부는 군사 장비, 인공위성, 전기차 모터 제조에 핵심적으로 들어가는 중희토류 물량을 중국이 손에 쥐고 흔드는 상황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미·중 무역 전쟁 틈바구니… 호주, 공급망 다각화 총대 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원소 매장량의 약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도화된 분리·정제 등 가공 부문에서는 약 90%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의 첨단 무기 공급망을 겨냥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 들자, 미국은 다급히 호주를 비롯한 핵심 우방국들을 참여시켜 독자적인 글로벌 광물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 왔다.

노던 미네랄스가 생산하는 디스프로슘(Dysprosium)과 테르븀(Terbium)은 재생 에너지 자석 제조와 첨단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핵심 중원소 희토류다.

피터 드레이퍼 애들레이드 대학교 국제무역연구소 전무이사는 “이번 지분 강제 매각 조치는 신흥 핵심 광물 공급망의 가장 중요한 축에서 중국 자본의 소유권을 차단함으로써, 서방 중심의 공급망 다각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차별 말라” 강력 반발… 호주 무역 보급로 타격 우려도


중국 당국은 즉각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호주 정부는 중국 투자자들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철저히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외국인 투자에 대해 투명하고 “차별 없는” 비스니스 환경을 제공하라고 날을 세웠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 역시 과거부터 이어온 호주 정부의 지분 축소 압박에 대해 강하게 저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이번 강경책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드레이퍼 전무이사는 “호주가 얻을 안보적 이익만큼이나, 중국 정부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경제적·외교적 보복 조치를 감행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짚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터진 이번 대형 악재의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양국 관료들은 급히 테이블에 마주 앉을 예정이다.

돈 패럴(Don Farrell) 호주 무역부 장관은 18일 성명을 내고, 상하이 인근 쑤저우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장관)과 긴급 회동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을 포함한 무역 및 경제 관계 전반의 민감한 이슈들을 심층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위태로운 무역 휴전에 합의한 지 며칠 만에, 호주와 중국의 희토류 지분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자원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팽팽하게 고조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