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챗GPT 이후 채용 구조 급변”…회계업계 피라미드 모델 흔들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4대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언스트앤드영(EY), KPMG,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인공지능(AI) 전문가 채용 공고를 감사직보다 더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빅4 회계법인의 지난해 영어권 국가 채용 공고 가운데 AI 관련 직무 비중이 약 7%로 감사직 비중인 3%를 넘어섰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아일랜드에서 지난 2020년부터 올해 1월까지 올라온 5만건 이상의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AI 관련 채용 비중은 챗GPT가 등장한 지난 2022년만 해도 2% 미만이었으므로 3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 회계업계도 “AI 전환” 가속
채용 분야는 생성형 AI 엔지니어, 머신러닝 전문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관리자 등으로 다양했다.
KPMG는 챗봇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경험을 가진 관리자를 모집했고, EY는 런던 사무소에서 고객사의 세무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직무를 채용했다.
딜로이트는 고등교육 분야 AI 전략 경험 8년 이상을 요구하는 공고도 냈다.
FT는 “회계법인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기업 회계 데이터에서 이상 징후와 사기 가능성을 더 효율적으로 찾아내려 하고 있으며 동시에 감사 비용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전통적 회계법인 구조 흔들리나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확산이 회계·컨설팅 업계의 전통적 인력 구조까지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회계법인은 소수 파트너 아래 대규모 주니어 직원이 피라미드 형태로 일하는 구조였지만 AI 자동화가 확대되면 일부 초급 업무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 채용업체 오저스의 알렉스 해밀턴베일리는 “AI는 빅4의 핵심 전략 투자 분야”라며 “아무도 뒤처지고 싶어 하지 않지만 진짜 문제는 인재 부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하메드 칸데 PwC 글로벌 회장는 지난해 “수백명의 AI 엔지니어를 채용하려 하지만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가 회계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회계와 기술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방향으로 직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빅4 채용 담당자는 FT에 “감사 부문 채용 자체도 여전히 연간 6%씩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모든 채용 과정에 AI 역량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 투자 경쟁, 빅테크와 인재 쟁탈전
회계법인들은 AI 인재 확보를 위해 빅테크 업계와 직접 경쟁하는 상황에도 놓였다.
FT는 현재 회계법인들이 단순 회계·감사 조직이 아니라 AI 컨설팅과 기술 통합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데이비드 오터 노동경제학자는 “가장 놀라운 점은 AI 채용 규모 자체”라며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전문직 시장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회계사 역시 전통적 회계 지식뿐 아니라 AI 활용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