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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반티아UK, 무인 호위함 LASV75 공개…'유령 군함' 영국 해군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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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반티아UK, 무인 호위함 LASV75 공개…'유령 군함' 영국 해군 시대 열린다

판버러 결합해군행사 첫 공개…승조원 공간 없는 모듈형 '소모형 전투함' 개념
벨파스트 자동화 패널라인·85m 바지선 진수…4개 조선소에 1억5700만 파운드 투입
나반티아UK가 판버러 결합해군행사에서 공개한 대형 자율무인수상함 LASV75 개념도. 승조원 공간을 완전히 배제하고 모듈형 임무 구성이 가능한 이 플랫폼은 유인 전투함과 함께 운용되는 무인 호위함 개념으로, 영국 해군 미래 하이브리드 함대의 핵심 요소로 설계됐다. 사진=나반티아UK이미지 확대보기
나반티아UK가 판버러 결합해군행사에서 공개한 대형 자율무인수상함 LASV75 개념도. 승조원 공간을 완전히 배제하고 모듈형 임무 구성이 가능한 이 플랫폼은 유인 전투함과 함께 운용되는 무인 호위함 개념으로, 영국 해군 미래 하이브리드 함대의 핵심 요소로 설계됐다. 사진=나반티아UK

스페인계 영국 조선·방산기업 나반티아UK(Navantia UK)가 승조원이 없는 대형 자율 무인수상함 개념을 공개하며 영국 해군의 유무인 혼합함대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단순 드론 보트를 넘어 유인 전투함과 함께 작전하는 본격적인 무인 호위함 개념이라는 점에서 현대 해전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반티아UK는 19일(현지 시각) 영국 판버러(Farnborough)에서 열린 결합해군행사(Combined Naval Event)에서 대형 자율무인수상함 LASV75 설계 개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영국에서 설계된 LASV75는 처음부터 승조원 공간을 완전히 배제한 채 건조되는 무인 호위·지원 플랫폼으로, 나반티아UK는 이 구조가 높은 가동 가용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승조원 없고 모듈 바꿔가며 임무 수행…동급 유인함보다 저비용·빠른 건조


LASV75의 핵심 설계 철학은 두 가지다. 첫째, 기저부터 승조원 공간 없이 설계(built from the keel up without crew accommodation)해 공간 효율성과 가동률을 극대화했다. 둘째, 모듈형 선체로 센서·작전·복합임무 프로파일을 임무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나반티아UK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동급 유인 군함보다 훨씬 낮은 비용과 빠른 속도로 건조 가능하다.
데릭 존스(Derek Jones) 나반티아UK 최고상업·사업개발책임자(Chief Commercial and Business Development Officer)는 "미래 해군 전력은 유인 전투함과 무인 호위함·보조함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함대로 구성될 것"이라며 "나반티아UK는 이 미래 비전을 실현할 파트너가 되기 위해 4개 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개념은 영국 국방부가 2025 전략국방검토(SDR)에서 제시한 목표, 즉 계약 후 2년 내 착수·5년 내 실전 배치 가능한 모듈형 대형 플랫폼 구축 방향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벨파스트 자동화 패널라인·85m 바지선 진수…4개 조선소 현대화 동시 진행


LASV75 공개와 함께 나반티아UK는 1억 5700만 파운드(약 3160억 원) 규모 4개 조선소 현대화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대상 시설은 애플도어(Appledore)·아르니시(Arnish)·벨파스트(Belfast)·메틸(Methil) 4곳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벨파스트 조선소에는 대형 철제 패널 제조에 특화된 자동화 패널 라인이 설치된다. 전 사업장에 디지털 설계 툴도 도입된다. 나반티아UK는 이 개선을 통해 대형 해군 함정의 설계·건조 소요 시간을 최대 30%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구체적 성과도 공개됐다. 이달 초 메틸에서 블록과 부품을 애플도어와 벨파스트 사이에 운반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조된 전용 85m 바지선 '시호스(Seahorse)'가 진수됐다. 광대한 거리를 두고 분산된 여러 조선소 간 물류를 최적화해 생산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다. 현재 16억 파운드(약 3조 2200억 원) 규모 영국 해군 함대지원함(FSS·Fleet Solid Support) 사업도 순항 중이다. 3척 가운데 첫 번째 함의 절강(鐵鋼 절단·steel cut)이 지난 12월 애플도어에서 시작됐다. 존스 책임자는 "함대에서 가장 큰 함정 가운데 일부를 건조하는 FSS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나반티아UK는 2025년 하랜드앤울프(Harland and Wolff) 자산을 인수하면서 스페인 나반티아 본사가 영국 내 대규모 산업 거점을 확보했다. 이제 영국 해군의 핵심 미래 프로그램 입찰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LASV75는 단순 콘셉트 함정이 아니라 유럽 해군이 중국식 대량 생산과 저비용 무인전 전략에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미래 해군력 경쟁의 핵심은 항모 숫자가 아니라 유무인 통합 네트워크와 생산 속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