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225 올해 18% 급등에도 S&P 500 대비 역대급 가격 괴리 지속
미·일 827조 공급망 동맹·PBR 규제가 이끄는 중장기 우상향 체질
정책 중심의 국산 밸류업과 차별화… 체질 바뀐 도쿄 증시 투자 가이드
미·일 827조 공급망 동맹·PBR 규제가 이끄는 중장기 우상향 체질
정책 중심의 국산 밸류업과 차별화… 체질 바뀐 도쿄 증시 투자 가이드
이미지 확대보기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 지수가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갈등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가치 투자자들은 지금이 일본 증시 진입의 최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역대급 엔저 종료와 금리 정상화 초입, 그리고 2557조 원에 달하는 가계 자금 유입이 동시에 맞물리는 '삼각 국면 전환'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일본 증시가 올해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밸류에이션과 매크로 환경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매수 구간에 진입해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 빅테크 독주체제에서 벗어나 가격 괴리가 극대화된 일본으로 본격 이동하는 흐름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금 일본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하는 3가지 핵심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 대비 압도적 저평가와 실적 상향의 '이중주'
첫째 이유는 미국 증시와의 극단적인 밸류에이션 격차와 기업 실적의 강한 하방 경직성이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일본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0배 미만으로, 21.0배에 육박하는 미국 S&P 500 지수 대비 명확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최근 방일 기간 중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와 합의한 5500억 달러(약 827조 원) 규모의 미·일 공동 투자 프로그램은 일본 산업재 기업들에게 강력한 중장기 추진력을 제공한다. 양국 공급망 동맹은 전력망 인프라, 석유·가스, 핵심 광물 등 서방 경제권의 탈중국 요새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퍼스트이글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찬 헥 부대표는 인구 감소를 먼저 겪은 일본이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글로벌 리쇼어링 흐름 속에서 막대한 희소 가치를 지니게 됐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공압 장비 시장의 40.0%를 점유한 SMC 공업이 대표적인 수혜 종목이다.
30년 디플레 탈피와 강제적 주주환원의 '구조 변화'
둘째 이유는 수십 년간 일본 경제를 짓눌렀던 디플레이션 심리의 완전한 타파와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전방위적 압박이다.
일본의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에서 3.0%대 박스권에 안착하면서 기업들이 마진을 보존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시작했다. 상업용 제빙기 제조사인 호시자키 등 가격 결정력을 가진 자산 우량 기업들의 마진 개선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 미만 기업을 겨냥한 도쿄증권거래소의 '현금 쌓아두기 방지' 가이드라인 개정 예고는 강력한 주주환원 드라이브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 코이토 제작소가 3500억 엔(약 3조 3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중 이미 500억 엔(약 4730억 원)을 전격 집행한 것이 대표적인 정책 수혜의 결과물이다.
엔고 귀환과 2557조 원 가계 유동성의 '빅뱅'
셋째 이유는 통화 가치 정상화에 따른 환차익 매력과 유동성 공급의 전격적인 전환이다. 지난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에서 3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현 0.75%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임박했다.
엔화 강세로의 복귀는 일본 가계가 보유한 7조 달러(약 1경 532조 원) 규모의 막대한 개인 자산 중 단 14.0%에 불과한 주식 비중을 흔드는 도화선이 된다. 모건스탠리는 이 비중이 유럽 수준인 25.0%까지만 이동해도 약 1조 7000억 달러(약 2557조 원)의 신규 자금이 증시로 쏟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과거 미국 가계가 현금에서 ETF로 자산 축을 이동시키며 장기 호황을 이끌었던 초창기 유동성 빅뱅 국면과 매우 흡사하다.
엔고 역풍과 매크로 한계선도 감안해야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 정책과 맞물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1997년 이후 최고치인 2.75%까지 치솟은 점은 기업의 조달 비용 부담을 키워 밸류에이션을 제약하는 감점 요인이다.
또한 엔화 반등 속도가 과도할 경우 토요타 등 간판 수출 기업들의 원화 환산 실적이 훼손될 수 있으며, 미국 경기 둔화 시 시클리컬(경기민감) 비중이 높은 일본 제조 인프라가 타격을 입는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재확산되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용이 다시 급등할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 전체의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리스크도 상존한다.
한·일 밸류업 비교, '실질적 체질 개선' vs '정책 유인 단계'
일본의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한국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국내 상장사 714개 사가 밸류업 공시를 완료하며 코스피 시가총액의 83.4%를 채우고 지수가 8000선 안착을 시도 중이지만 동력의 결이 다르다.
일본은 30년 만의 인플레 전환과 외환시장 패러다임 변화라는 매크로 펀더멘털의 대전환이 증시를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과세 특례 등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정책 유인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 증시가 중장기 우상향 체질을 다지려면 일본처럼 PBR 1.0배 미만 기업에 대한 유무형의 강제성 높은 규제 정착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엔고 수혜 업종 선별과 PBR 1배 미만 타깃 전략
엔화 반등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지수형 ETF에 묻어두는 정석적인 접근을 넘어 업종별 손익 계산서를 명확히 분리해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엔고 수혜 및 지배구조 개혁 우량주로는 내수·금융·리테일·PBR 저평가주가 거론된다. 엔화 가치가 상승할 때 수입 단가가 낮아지는 내수 기업, 금리 인상의 직접적 마진 수혜를 입는 은행주, 그리고 도쿄증권거래소의 압박으로 막대한 현금을 주주환원에 쓸 수밖에 없는 PBR 1.0배 이하 우량주(코이토 제작소 등)가 최우선 포트폴리오 편입 대상이다. 미·일 공급망 동맹의 수혜를 입는 공장 자동화 대장주 SMC 공업과 희토류 매장지 상업화 모멘텀을 가진 신에츠 화학도 장기 보유에 적합하다.
엔고 피해 우려주로는 수출 제조·자동차 분야가 거론된다. 그동안 역대급 엔저 효과로 가만히 앉아서 환차익 수혜를 누렸던 글로벌 자동차 및 유통성 가전 기업들은 엔화 반등 시 단기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어 비중 축소 혹은 분할 매도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환율 변동성 위험을 온전히 감내하며 엔화 자산 자체의 가치 상승과 지수 성장의 과실을 동시에 취하려는 투자자는 iShares MSCI Japan ETF(EWJ)를, 엔화 강세 기조 속에서 수출주 위축 리스크를 방어하고 환율 요소를 배제하려는 투자자는 WisdomTree Japan Hedged Equity ETF(DXJ)를 선택하는 정밀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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