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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의 끝' 휴머노이드 로봇… 2050년 6035조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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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의 끝' 휴머노이드 로봇… 2050년 6035조 시장 열린다

노동인구 급감에 산업 현장 투입 가속화
'AI 두뇌' 탑재로 단순 반복 넘어설까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협업하며 부품을 조립하는 제조업 혁신 현장을 보여주는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협업하며 부품을 조립하는 제조업 혁신 현장을 보여주는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3


노동력 부족이라는 인구학적 시한폭탄을 마주한 글로벌 제조업계가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도입을 위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Bangkok Post)가 보도한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오는 2035년 최대 7500억 달러(약 1131조 5250억 원) 규모로 성장하고, 2050년에는 4조 달러(약 6035조 원)에 육박하며 자동차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인구 감소의 돌파구, 공장으로 들어온 인간형 로봇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이 특정 작업만 수행하는 '철창 속 기계'였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동일한 작업 공간에서 활동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롤랜드버거는 세계 주요 지역의 생산가능인구가 2050년까지 최대 2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의 자동화 기술만으로는 이러한 거대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운영 비용이 시간당 2달러(약 3017원)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의 진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운영체제가 결합할 때 제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하드웨어 기술보다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상용화의 관건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현재 휴머노이드의 핵심 두뇌인 '비전-언어 모델(VLM)'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현장 환경을 이해하는 데 아직 3~5년가량의 기술적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우선' 서구 vs '물량 공세' 중국… 데이터 전쟁 점화


글로벌 로봇 시장은 두 가지 전략으로 나뉘어 격돌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기업들은 첨단 파운데이션 모델을 앞세운 'AI 우선(AI-first)' 전략을 구사한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대규모 공장을 활용해 로봇을 실제 현장에 조기 투입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배치 우선(Deployment-first)'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만 약 1만 50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생산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순히 로봇 제조 대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로봇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실제 환경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서구권은 자본력과 고도화된 AI 알고리즘으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는 단순히 로봇 제조에 그치지 않고 센서, 모터, 정밀 역학 등 관련 부품 생태계의 비약적인 팽창을 이끌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로봇이 공장의 완전한 자율 생산을 담당하기 전까지는 물류 운반이나 단순 적재 등 정형화된 작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안전·규제라는 보이지 않는 벽


대규모 산업 현장 도입을 앞두고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전과 책임 소재다. 과거의 로봇은 사람과 분리된 안전 펜스 안에서 움직였지만, 차세대 로봇은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작업한다.

글로벌 제조 컨설팅 업계에서는 "기존의 안전 인증 체계로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작업 환경에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의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그리고 지속적인 가동을 위한 내구성 입증 등 기술 외적인 제도적 정비가 선행되어야만 본격적인 양산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휴머노이드 개발사와 협력해 자사 공장을 '로봇 훈련장'으로 개방하는 등 능동적인 데이터 공유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현장에서 겪는 수많은 변수가 다시 AI 학습 데이터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때, 비로소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제조 4.0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