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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열전] 제이미슨 그리어 "트럼프 MAGA 무역 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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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열전] 제이미슨 그리어 "트럼프 MAGA 무역 차르"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우선주의' 무역의 선봉장 ) 제20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사
그리어 USTR 대표/사진=USTR 이미지 확대보기
그리어 USTR 대표/사진=UST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사로 트럼프의 MAGA를 실현하는 무역통상 차르로 활약하고 있는 제이미슨 리 그리어(Jamieson Lee Greer)는 1980년 8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소도시 파라다이스(Paradise)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패스트푸드점과 식당에서 식기 세척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성실함을 몸에 익혔다. 종교적으로는 독실한 모르몬교 즉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신자이다.

1998년 파라다이스고를 졸업한 이후 브리검영 대(Brigham Young University)에 진학 국제학을 전공했다. 학업 도중 2년간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지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활동했다. 이 시기 코소보와 르완다 등을 방문하며 국제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목격했다.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게 되는 등 훗날 국제 통상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귀중한 언어적, 문화적 자산을 축적했다.

학부 졸업 후 그는 유럽으로 건너갔다. 프랑스 파리 정치대학(Sciences Po)과 파리 제1대학 팡테옹-소르본(Université de Paris I Panthéon-Sorbonne)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법(Global Business Law) 공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버지니아 대 로스쿨(University of Virginia School of Law)에서 법무박사(J.D.) 학위를 취득했다. 국제법과 통상 분야의 엘리트 법조인으로서의 탄탄한 이론적 기틀을 딲았다. 2007년에는 유럽사법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에서 체코 출신 판사를 보좌하는 인턴(stagiaire)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브리검영 대 재학 중 군에 입대한 그는 미국 공군 법무관(JAG, Judge Advocate General's Corps)으로 임관하여 캔자스주와 튀르키예 등을 거쳐 이라크로 파병되었다. 이라크 발라드 합동기지(Joint Base Balad)에서는 군사사법원장(Chief of Military Justice)으로 복무하며 엄격한 법률 집행과 규율 유지를 담당했다. 전장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국가 안보와 법의 지배를 수호했던 그의 군 복무 경험은, 훗날 통상 문제를 단순한 경제적 이익의 교환이 아닌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의 핵심 축으로 바라보는 그의 확고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12년 군 복무를 마친 그리어는 미국 최고의 로펌 중 하나인 스캐든 압스(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에 합류하게 된다. 바로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멘토이자 훗날 트럼프 1기 행정부의 USTR 대사가 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를 만나게 된다. 당시 라이트하이저는 미국 철강 업계를 대변하는 전설적인 통상 변호사였다. 그리어는 그의 지휘 아래 US 스틸(U.S. Steel)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을 대리하여 중국 등 외국 경쟁사들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덤핑에 맞서는 무역 구제(Trade Remedies) 소송을 전담했다. 이후 커클랜드 앤 엘리스(Kirkland & Ellis) 로펌을 거쳐, 트럼프 1기 행정부 공직을 마친 2020년 5월부터는 킹 앤 스팔딩(King & Spalding) 로펌의 국제 무역 분야 파트너 변호사로 활약했다. 민간 영역에서 그는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eveland-Cliffs)와 같은 철강 제조사, 주요 농업 및 에너지 기업들을 대리하며 무역 협정 이행, 대미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심사, 수출입 통제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굵직한 기업 자문을 총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의 이름이 워싱턴 정가와 글로벌 통상 무대에 본격적으로 각인된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사의 비서실장(Chief of Staff)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되면서부터다. 그리어는 단순한 참모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대사가 주도한 파격적인 통상 정책의 실질적인 설계자이자 야전 사령관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굵직한 통상 현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대중국 무역 전쟁과 1단계 합의 (Phase One Agreement):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지식재산권 침해, 강제 기술 이전 등에 맞서 무역법 301조를 발동하고 막대한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의 최전선에 섰다. 이후 중국이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기로 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실무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그리어는 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및 USMCA 타결: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협정'이라고 비판했던 NAFTA를 종료하고,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생산 비율을 높이고 노동 환경 기준을 강화하여 미국 제조업과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재편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도출하고 의회의 초당적 비준을 이끌어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주도했다. G20 정상회의와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 라이트하이저의 특사 격으로 참석하여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대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제이미슨 그리어를 USTR 대사로 지명했다. 수많은 후보군을 제치고 40대의 젊은 그리어가 미국 최고위 통상 수장으로 발탁된 데에는 트럼프의 명확한 정치적, 정책적 계산이 깔려 있다.이미 1기 행정부에서 관세라는 무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본 경험이 있는 '라이트하이저의 분신', 그리어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카드로 판단한 것이다.그리어는 공군 법무관으로서의 군사적 식견과 민간 로펌에서 수출 통제 및 CFIUS(대미외국인투자위원회) 업무를 다룬 경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문제를 단순한 적자 해소의 차원을 넘어, 중국 등 적성국과의 전략적 패권 경쟁(Strategic Competition)과 공급망 재편(Supply Chain Realignment)이라는 국가 안보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리어는 과거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무역 집행은 단기적인 비용을 수반하더라도, 국가 안보라는 더 큰 전략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의 기조와 완벽히 일치한다.그리어는 화려한 언변을 과시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복잡한 국제법과 무역 규정을 무기로 상대국의 빈틈을 파고드는 치밀한 협상가(Technocrat)에 훨씬 더 가깝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