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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원격 통제 의혹' 해명에도 우방국 안보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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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원격 통제 의혹' 해명에도 우방국 안보 불안감 확산

소프트웨어·정비망 독점에 종속 우려… 캐나다·포르투갈 내부서 '도입 재검토' 목소리
한국 공군 추가 조달 부담 가중… 국산 KF-21 반사이익 속 '엔진 종속' 극복 과제
미국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된 F-35 스텔스 전투기의 원격 차단 장치인 '킬스위치(Kill Switch)'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미국 합동프로그램사무국(JPO)과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은 기체를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 메커니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된 F-35 스텔스 전투기의 원격 차단 장치인 '킬스위치(Kill Switch)'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미국 합동프로그램사무국(JPO)과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은 기체를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 메커니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독일 시사 매체 포커스(FOCUS)는 지난 24(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된 F-35 스텔스 전투기의 원격 차단 장치인 '킬스위치(Kill Switch)'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합동프로그램사무국(JPO)과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은 기체를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 메커니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미국산 방산 기술에 대한 과도한 종속을 우려하는 동맹국들 내부에서는 여전히 운용 주권을 둘러싼 논쟁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 복수의 글로벌 외신과 해외 방산 시장에서도 포커스의 보도와 맥을 같이하는 유사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며 관련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에 1300대 이상 보급된 F-35의 운영 체계 신뢰성 논란이 수면 위로 부각되면서, 차기 전투기 도입을 검토 중인 한국 공군의 전력 증강 계획과 국산 차기 전투기 KF-21의 해외 수출 전선에도 복합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의구심 못 지운 동맹국들… 정치권 중심으로 조달 계획 재검토 압박

미 정부의 즉각적인 해명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 지원 공방 과정에서 불거진 안보 리스크가 동맹국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에 대두된 '정치적 변수에 따라 동맹국에 대한 군사 지원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선례는 우방국들이 무기 체계 자립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 같은 불신은 곧바로 우방국 내부의 정치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초 88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 캐나다에서는 야당과 군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초기 인도 물량 16대 외에 잔여 물량에 대한 조달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차기 전투기를 검토 중인 포르투갈 역시 미국산 F-35 일변도에서 벗어나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 프랑스 다소의 라팔 등 유럽산 대안 기종을 후보군에 넣고 비교 검토를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핵심 동맹국들의 기류 변화는 특정 차단 장치의 실존 여부보다 미국의 정치적 지형 변화에 따라 군수 지원이 통제될 수 있다는 인식 리스크가 작용한 결과다.

원격 차단보다 무서운 '정비·부품 록인'… 운용 생태계의 구조적 종속


유럽 연합국들이 가장 우려하는 핵심 대목은 F-35의 독점적 운용 체계다. F-35는 고도의 보안이 걸린 자율군수정보시스템(ODIN)과 실시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미국이 정비 지원과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전투기 가동률은 즉시 하락한다. 이는 특정 장치의 유무를 넘어 무기 체계 운용 생태계 전체에 대한 구조적 종속 문제로 귀결된다.

현재 이스라엘만 예외적으로 자체 소프트웨어와 독자 플랫폼 운영권을 확보했을 뿐,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여전히 미국의 통제권 안에서 군수 자원을 배정받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를 직접 조종하더라도 정비망과 부품 공급망을 미국이 쥐고 있다면 실질적인 작전 통제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군사 자립성을 확보하려는 국가들이 미국 중심 조달 메커니즘에 피로감을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다.

한국 공군 추가 도입 딜레마… KF-21 기회와 한계 동시에 노출


한국 공군은 현재 F-35A 40대를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이며, 차기 전투기 사업을 통해 추가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유럽발 조달 축소 논쟁은 한국 군당국에도 착안점을 제공한다. 미국 방산 기술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향후 한반도 유사시 군수 지원 통제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사태는 국산 차기 전투기 KF-21 개발 사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체 무장 통합과 국산 소프트웨어 제어가 가능한 플랫폼은 미국산 무기의 까다로운 수출 승인(E/L) 정책에 피로감을 느낀 중동 및 동남아 국가들에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다만 KF-21 역시 4.5세대 전투기로서의 한계가 명확하고, 엔진 등 핵심 부품에서 여전히 미국 기술 의존도가 높아 완전한 독립 플랫폼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방산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방산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4가지 체크포인트


F-35 공급망 논란에 따른 글로벌 방산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려면 다음 네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미국 JPO의 테크리프레시3(TR-3) 소프트웨어 최종 승인 시점이다. TR-3 검증 지연은 기체 인도 차질을 유발하므로, 승인이 늦어질수록 동맹국들의 이탈률이 증가해 한국 방산 기업의 반사이익 기회가 커진다.

둘째, 스웨덴 사브(Gripen)와 프랑스 다소(Rafale)의 분기별 신규 수주 잔고이다. 유럽 대체 기종의 수주 증가는 미국 중심 독점 체제의 균열을 의미하며, 글로벌 무기 다변화 수요의 크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셋째, 대한민국 KF-21 블록2(Block-II)의 공대지 무장 및 핵심 부품 국산화율이다. 독자적인 무장 제어권 확보 속도가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미국산 통제 정책을 우회할 수 있는 한국 방산의 핵심 경쟁력을 결정한다.

넷째, 이스라엘형 F-35(I Adir) 모델의 타국 확산 및 미국 소프트웨어 통제 완화 여부이다. 미국이 동맹국에 자체 소프트웨어 수정 권한을 일부 양도하는지 여부는 글로벌 방산 독점 체제의 유지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선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안보 정책이 지속되는 한, 글로벌 첨단 무기 시장은 단순히 첨단 스펙을 겨루는 하드웨어 경쟁에서 벗어나, 구매국이 기체 제어권을 온전히 쥘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운용 주권 경쟁'의 시대로 축을 이동하게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