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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공급 절벽 2026년 이후도 지속… AI 반도체 ‘3중 병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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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공급 절벽 2026년 이후도 지속… AI 반도체 ‘3중 병목’ 현실화”

마이크론, HBM4E부터 TSMC 3나노 동맹 피벗 확정… 한국 반도체 마진 방어 기회 열렸다
2035년 데이터센터 30%가 1GW '폭식' 예고, 수소 연료전지 급부상에 국내 부품사 전환 국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RAM,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 사태가 2026년 이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RAM,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 사태가 2026년 이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RAM,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 사태가 2026년 이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25일(현지 시각) 내놓았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HBM4E 단계부터 대만 TSMC의 3나노미터(nm)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는 전략적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AI 서버를 조립하는 제조사 공급망은 전력 부족과 인력 고갈, 재정 압박이라는 3중 병목현상에 직면했다. 이번 공급망 위기는 국내 HBM 생산 기업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수소 연료전지를 비롯한 국내 친환경 전력 부품 업계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3대 레이어에 갇힌 HBM…마이크론·TSMC '3나노 동맹'의 진짜 이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25일 발표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론 경영진은 최근 보스턴에서 열린 제54회 연례 글로벌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길어지는 원인을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계층적 제약으로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공급 병목의 본질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전공정 단계에서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조달 지연과 첨단 1감마(1-gamma) 공정의 초기 수율 잡기가 한계로 작용하고, 후공정 단계에서는 대만 TSMC의 첨단 패키징(CoWoS) 캐파 증가율이 급증하는 인프라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소재·핵심 부품에서도 실리콘관통전극(TSV), 첨단 인터포저, 고성능 인쇄회로기판(ABF) 등의 글로벌 수급 균형이 무너지며 생산 지연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았다.

마이크론은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오는 2027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HBM4E부터 자체 DRAM 모듈을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Base Die)와 결합하는 전략적 전환을 선언했다. DRAM 자체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로직 다이의 성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주화 확대가 마이크론의 완벽한 독자 경쟁력 강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한다. HBM 구조 특성상 여러 층의 DRAM을 쌓아 올리는 패키징 공정과 수율 안정화는 여전히 메모리 제조사 고유의 역량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파운드리 협력이 메모리 업체의 핵심 기술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선단 패키징 생태계를 다져온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단단한 시장 지배력과 가격 주도권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AI 서버 1대당 전력 소비 폭증…대만 ODM, 연평균 24% 성장할 연료전지에 배수진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버를 직접 조립하는 대만계 제조자개발생산(ODM) 업계는 세 가지 핵심 자원 고갈로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 디지타임스는 25일 보도에서 엔비디아의 블랙웰 등 차세대 AI 서버 1대당 전력 소비량이 과거 일반 서버 대비 수십 배인 최대 100kW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전력·노동력·자금 부족이 생산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가장 심각한 전력난의 경우 디지타임스리서치는 오는 2026년 기가와트(GW)급 초거대 데이터센터가 처음 등장한 이후 오는 2035년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0%가 1G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추산했다. 제조 단계의 제품 검증 테스트 자체에도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 콴타컴퓨터 등 글로벌 ODM 기업들은 자체 전력 확보를 위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SOFC 시장은 2025년 32억 달러(약 4조83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96억 달러(약 14조5100억 원)로 연평균(CAGR) 24.4%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수소 인프라 정책 의존도가 높은 SOFC 대신, 대형 배터리를 연계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조합으로 우회할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편 인력 부족도 심각해 위스트론 등은 해외 인재 유치에 나섰으며, 중소 부품 협력사들은 원자재 확보를 위한 재정 압박을 겪고 있다. 국내 전력설비 업계에서는 대만 기업들이 전력 부족 해결을 위해 한국산 고효율 변압기와 기계 부품 문의를 늘리는 추세라고 귀띔한다.

삼성·SK 가격 주도권 쥔다…공급망 병목이 가져올 한국 경제의 명과 암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과 전력 인프라 업계에 상반된 시사점을 준다. 우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HBM 선두 기업들은 장기 수요처를 확보하며 제품 가격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이크론이 TSMC 파운드리를 이용해 HBM4 패키징을 고도화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 역시 파운드리·첨단 패키징 협력 체계를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반면 공급망 하단의 전력과 부품 부족은 단기적으로 전체 AI 서버 출하량을 제약해 국내 반도체 수출 물량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ODM 업계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수소 연료전지와 고효율 전력 기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에너지 부품 기업과 기계 업종은 중장기적인 수출 전환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신호와 소음 가릴 투자자 '방향타' 체크포인트


첫째, HBM 평균판매단가(ASP) 추이다. 단가 상승이 지속되면 공급 부족에 따른 국내 메모리 기업의 주가 지지 신호로 해석할 수 있으며, 반대로 하락 전환하면 글로벌 캐파 정상화와 과잉 공급의 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전력 설비 수주액이다. 국내 전력 기기 및 수소 연료전지 제조사들의 수주 증가세는 공급망 병목 해소를 위한 투자가 정상 진행 중임을 뜻하며, 정체 시에는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셋째, 빅테크 설비투자(CAPEX) 집행률이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의 투자 집행률이 예상을 밑돌면 전력 부족에 따른 'AI 과열 피크아웃'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며, 계획대로 유지되거나 확대되면 공급 부족 장기화의 증거가 된다.

AI 반도체의 독주 체제는 메모리 제조사의 공정 피벗을 강제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노동 시장의 구조적 결핍을 유발하며 인프라 산업 전체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