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드론 격추하며 호르무즈 긴장 고조
‘무력 충돌’에 휴전 협상 사실상 좌초
‘무력 충돌’에 휴전 협상 사실상 좌초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기대했던 글로벌 금융 시장에 다시금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달 시작된 휴전 분위기가 미·이란 간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로 급격히 냉각되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각),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27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공격용 드론을 격추하고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 공역으로 규정하며 자유 항행 보장을 공언했으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호르무즈 ‘봉쇄-대응’ 악순환… 휴전 합의 무산 위기
이번 사태는 지난 2월 28일부터 이어진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물리적 충돌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으며, 미국은 이를 ‘해상 봉쇄’로 규정하고 맞대응하고 있다.
미 국방부 당국자에 따르면,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을 향해 발사된 이란제 자폭 드론 4기를 격추했다. 이어 이란 반다르아바스 지역의 드론 발사 기지에 대한 정밀 타격도 단행했다.
미 정부 측은 이를 “기존 휴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충돌이 단순한 방어적 조치를 넘어선 ‘전면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양국 모두 협상 테이블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실질적인 타격전을 이어가는 ‘이중적 행보’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100달러 임박… 글로벌 경제 ‘공포 지수’ 상승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성은 즉각적으로 국제 유가와 아시아 증시에 반영됐다. 원유 공급망 차질이 실물 경제로 전이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공포가 투심을 얼어붙게 했다.
28일(현지시각) 아시아 주요 증시는 기록적인 고점에서 하락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국제 수역이며, 미국이 이를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말뿐인 보장’이 시장의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그간 호르무즈 항로 보호를 위해 독자적인 해상 봉쇄를 실시하고 동맹국에 지원을 촉구해왔으나, 이란의 공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요구하는 공화당 내 강경파의 목소리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회피해야 하는 현실적 압박 사이에서 협상 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시장이 바라보는 향후 시나리오
월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군사적 긴장은 통상적으로 유가의 급격한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미·이란 간의 실질적인 평화 협상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국지적인 군사 충돌과 그에 따른 유가 급등락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건은 휴전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져 있던 양국 간의 깊은 갈등의 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향후 전개될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군사 전략과 이란의 대응 수위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