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바이트댄스와 차별화 노선… 성능 논란 ‘훈위안’ 대신 가성비 소형 모델 집중
‘WorkBuddy’ 주간 사용자 20만 돌파하며 판세 장악… 사내 신규 코드 95%도 AI가 짜낸다
엔비디아 H200 조달 승인 압박 속 화웨이 등 ‘국내산 칩 수혈’ 투트랙 가치사슬 확장
‘WorkBuddy’ 주간 사용자 20만 돌파하며 판세 장악… 사내 신규 코드 95%도 AI가 짜낸다
엔비디아 H200 조달 승인 압박 속 화웨이 등 ‘국내산 칩 수혈’ 투트랙 가치사슬 확장
이미지 확대보기거대 언어 모델(LLM) 자체의 덩치를 키우는 치킨게임 대신, 14억 명의 안방 유저를 확보한 국민 앱 ‘위챗(WeChat)’ 생태계와 밀착된 특화형 비즈니스 툴을 통해 대차대조표상의 확실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도슨 통(Dawson Tong) 텐센트 수석 부사장 겸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8일 브리핑을 통해 자사의 독자적인 AI 에이전트 상용화 로드맵과 칩 조달 다각화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통 CEO는 이 자리에서 “이미 AI 기술이 위챗과 클라우드 등 방대한 제품 생태계와 결합해 회사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며 “현재 텐센트 사내에서 짜이는 신규 소프트웨어 코드의 무려 95% 이상을 AI가 자율적으로 생성하고 있다”고 기술적 성과를 과시했다.
‘훈위안’의 굴욕을 기회로… 앱 인 앱 ‘미니 프로그램’ 에이전트 침투
그동안 텐센트의 자체 거대 언어 모델인 ‘훈위안(Hunyuan)’은 알리바바의 Qwen이나 딥시크(DeepSeek)의 최신 모델에 비해 성능 면에서 다소 뒤처진다는 가혹한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텐센트는 기술적 한계를 정면 돌파하기보다 개발 역량을 ‘소규모 고효율 모델’로 빠르게 리포지셔닝하는 영악한 대차대조표 전략을 택했다.
텐센트는 이 소형 모델들을 위챗의 핵심 가치사슬인 ‘미니 프로그램(앱 안의 웹 구동 시스템)’과 결합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채 스스로 다단계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에저틱(Agentic) AI’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화시켰다.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가성비와 인프라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바이트댄스가 자사 챗봇 ‘도바오(Doubao)’에 막대한 광고 트래픽을 밀어 넣어 수익화를 노리는 반면, 텐센트는 철저하게 ‘생산성 앱 생태계 파고들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텐센트가 자사 서비스에 글로벌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 모델을 대거 통합했음에도 불구하고, 텐센트의 자체 챗봇 ‘위안바오(Yuanbao)’ 이용자의 70% 이상은 여전히 딥시크 대신 내수용 훈위안 모델을 선택해 구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바바 꺾은 ‘WorkBuddy’... “개인 유료화 대신 기업 구독 집중”
이외에도 대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코드버디(CodeBuddy)’, 가상 디자인 영상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는 AI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미오라(Miora)’가 가치사슬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퀘스트 모바일(Quest Mobile)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의 조사 기간 동안 텐센트의 워크버디는 주간 활성 사용자(WAU) 20만 명을 돌파하며 중국 생산성 AI 시장을 완벽히 지배했다. 반면 경쟁사인 알리바바의 유사 플랫폼 ‘코더워크(QoderWork)’는 주간 사용자 10만 명 미만에 그쳐 판정패했다.
통 CEO는 “AI 경쟁은 단거리 스프린트가 아니라 긴 마라톤이며, 결국 목적지는 모두 같다”며 “오늘 누군가가 1등으로 달린다고 해서 내일 우리가 도착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알리바바와 딥시크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텐센트는 사용자 확보 장벽을 낮추기 위해 당분간 개인 요금 부과 계획 없이 기업(B2B) 구독 모델에만 집중할 방침인 반면, 바이트댄스의 도바오는 최근 고급 기능에 대한 개인 유료화 시험 단계에 착수해 대조를 이뤘다.
美 엔비디아 H200 허가령 속 “올해 말 국산 화외 칩 구매 대대적 확대”
한편, 미·중 기술 안보 전쟁의 아킬레스건인 최첨단 AI 반도체 수급 대차대조표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단서가 포착됐다.
이달 초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텐센트, 알리바바 등 10여 개 중국 기업에 엔비디아의 최신 ‘H200’ AI 칩 구매 승인령을 내렸으나, 실제 물리적인 인도는 철저히 차단된 상태다.
워싱턴 당국의 H200 조달 승인 여부를 묻는 닛케이 아시아의 정밀 질문에 통 CEO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중국 정부는 AI 폭발 수요를 뒷받침할 컴퓨팅 역량 구축을 전방위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우리의 공급망에는 글로벌 반도체 거두뿐만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 국내 선두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실리주의적 투트랙 안보 방침을 확인했다.
앞서 제임스 미첼(James Mitchell) 텐센트 최고전략책임자(CSO) 역시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중국 현지 반도체 기업들의 팹리스 생산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올해 말부터 국내산 AI 칩 구매 규모를 대대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공식 천명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 테크 전문가는 “샌디스크가 KV 캐시와 전문가 혼합(MoE) 구조 확산으로 메모리 중심의 AI 쇼크를 예고하고,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자국 중심의 반도체 표준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기술 블록화가 빨라지는 시점”이라며 “텐센트가 무거운 대형 LLM 싸움에서 한 발 물러나 14억 인구의 위챗 방어선과 국내산 대체 칩 수혈을 결합한 것은, 서방의 디커플링 압박 속에서 대차대조표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실속을 챙기려는 영리한 생존 방정식”이라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