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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AMD AI 반도체 해외 중국 법인 수출 전격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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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AMD AI 반도체 해외 중국 법인 수출 전격 차단

트럼프 행정부가 방치한 '루프홀' 철퇴…말레이시아 등 제3국 우회로 봉쇄
이미 엔비디아 ‘블랙웰·루빈’ 수십만 개 중국행 추정…안보 공백 논란 증폭
기존 데이터센터 가동·유지보수는 허용…글로벌 IT 인프라 파국 피하기 위한 고육책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기조연설 중 엔비디아 베라 루빈 NVL72 AI 슈퍼컴퓨터의 일부인 루빈 GPU와 베라 CPU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기조연설 중 엔비디아 베라 루빈 NVL72 AI 슈퍼컴퓨터의 일부인 루빈 GPU와 베라 CPU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 등 자국 기업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제3국에 있는 중국계 법인을 통해 우회 유입되는 통로를 전격 차단했다. 그동안 미국의 촘촘한 반도체 통제망을 피해 해외 자회사를 지렛대 삼아 온 중국 AI 기업들의 첨단 반도체 공급선에 비상이 걸렸다.

3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해외에 위치한 법인이라도 본사가 중국에 있다면 미국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구매할 때 반드시 미 정부의 사전 허가(라이선스)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새로운 지침을 기습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나 유럽 등지에 설립한 해외 법인을 통해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를 무차별적으로 빨아들이던 ‘잠재적 루프홀(법적 허점)’을 완전히 폐쇄하기 위한 강력한 시장 통제책이다.

1년간 열려 있던 문…엔비디아 '블랙웰·루빈' 수십만 개 유출 추정
외교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우회 경로는 지난해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마련된 'AI 확산(AI Diffusion) 규제'의 집행을 돌연 유예하면서 발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AI 칩 접근권을 포괄적으로 통제하려던 전임 정부의 규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중국 AI 기업들은 규제 영향권 밖에 있던 해외 자회사를 앞세워 엔비디아의 최첨단 '블랙웰(Blackwell)'과 차세대 '루빈(Rubin)', AMD의 'MI350x' 등 시장의 최고 사양 프로세서들을 라이선스 없이 대거 사들였다.

공급망 사정에 정통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미 정부가 문을 열어둔 사이 얼마나 많은 첨단 칩이 밀려 들어갔는지 정확히 집계하긴 어렵다"면서도 "업계 내에서는 이미 수십만 개에 달하는 엔비디아와 AMD의 최신 칩이 중국계 해외 자회사 손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직 국무부 관료이자 기술 정책 전문가인 크리스 맥과이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상무부의 조치는 그동안 심각한 안보 공백이 방치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중국 기업들이 독점적인 라이선스도 없이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블랙웰 칩을 제3국 법인을 통해 대규모로 확보해 온 것은 미국 안보 전략에 치명적인 구멍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존 구축 데이터센터 서비스는 유지…강경 속 '속도 조절'


다만 미 상무부는 전격적인 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시장의 극심한 발작을 막기 위해 현실적인 예외 조항을 조율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무부는 이번 지침에서 해외 중국 법인에 대한 신규 수출은 철저히 통제하되, 이미 이들이 제3국에 구축해 가동 중인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합법적으로 구매 완료한 첨단 칩의 사용을 강제로 중단시키거나 서버 등 인프라의 유지보수(서비스)를 차단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 기술 기업들의 기존 계약 관계와 이미 돌아가고 있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생태계의 연쇄 붕괴를 막기 위한 타협안으로 풀이된다.

한편, 주말에 이뤄진 기습적인 규제 발표에 대해 당사자인 엔비디아와 AMD, 그리고 미 상무부는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및 차세대 군사 AI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던 중국의 AI 굴기 전략이 당분간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