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방산 우위 흔드는 'EU 자금 변수'…폴란드 공급망 확장에 수주 전선 긴장

글로벌이코노믹

K-방산 우위 흔드는 'EU 자금 변수'…폴란드 공급망 확장에 수주 전선 긴장

유럽연합 안보지원 프로그램 일회성 예외조항 활용, 50조 1800억 원 수주…유럽·북미 시장 패키지 진출
보르수크·피오룬 '2030년 생산 포화' 틈새 겨냥한 한국 기업별 수주 속도전 시급
서방권 무기 시장에서 유지한 한국의 우위 구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한국의 최대 협력국이자 유럽 내 생산기지 역할을 맡아온 폴란드가 유럽연합(EU)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발판 삼아 무인기(드론), 안티드론, 함정 등 비대칭·해상 전력 패키지를 앞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서방권 무기 시장에서 유지한 한국의 우위 구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한국의 최대 협력국이자 유럽 내 생산기지 역할을 맡아온 폴란드가 유럽연합(EU)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발판 삼아 무인기(드론), 안티드론, 함정 등 비대칭·해상 전력 패키지를 앞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서방권 무기 시장에서 유지한 한국의 우위 구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한국의 최대 협력국이자 유럽 내 생산기지 역할을 맡아온 폴란드가 유럽연합(EU)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발판 삼아 무인기(드론), 안티드론, 함정 등 비대칭·해상 전력 패키지를 앞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이 수십조 원 규모로 추진 중인 캐나다 순항잠수함 사업(CPSP)과 북유럽 대공망 시장에서,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네트워크 기반의 패키지 공급을 확대하며 조달 평가 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함에 따라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 다변화 전략과 기업별 영향도()를 입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니플은 3(현지시각) 폴란드 국방부가 유럽 안보 지원 프로그램인 'SAFE(세이프)'의 금융 기전을 활용해 캐나다, 노르웨이, 루마니아, 스웨덴과 대규모 무기 수출 및 공동 조달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지난 530일 만료된 유럽연합의 한시적 예외 조항을 활용해 1200억 즈워티(501800억 원) 규모의 방산 계약 60여 건을 대거 집행했다. 이번 수주는 유럽연합 역내 공동 조달 조건과 결합된 금융 구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럽 방산 공급망이 블록화·국산화 체제로 재편되는 전환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란드 방산 계약 현황 및 국내 종목별 영향도.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방산 계약 현황 및 국내 종목별 영향도.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유럽연합 펀딩 결합한 '폴란드식 패키지 딜'의 실체


폴란드 방산의 이번 연쇄 수주는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플랫폼+탄약+유지보수(MRO)+유럽연합 금융'을 결합한 패키지 공급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한국의 정책금융 모델과 달리, 유럽연합 재정과 규제를 결합해 시장 진입장벽을 설계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폴란드 최대 민영 방산기업인 WB그룹은 캐나다와 루마니아에 무인기 및 배회형 자폭 미사일을 공급한다. 국영 방산그룹 PGZ는 오동산업시스템(APS), 노르웨이 콩스베르그와 공동 개발한 '(San)' 안티드론 시스템을 노르웨이에 수출하기로 확정했다. PGZ 산하 해군조선소는 스웨덴으로부터 구조함 '라토브니크'를 수주했다.

그리스 역시 아이스아이 위성 구매를 확정하고 엘츠 전술차량 도입을 타진 중이다. 이들 계약은 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적합성과 유럽연합 네트워크 자산을 극대화하여 서방권 조달 기준인 산업참여(ITB) 및 현지 생산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30년 생산 병목' 직면한 폴란드…국내 기업별 영향은?

다만 폴란드 방산의 극심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정량적 생산 능력(CAPA)의 한계는 한국 기업들에 확실한 완충 기회이자 반사이익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폴란드 흐루타 스탈로바 볼라(HSW)는 자국 군대의 내수 주문 폭증으로 인해 핵심 기동 장비인 보르수크 장갑차의 연간 생산량(업계 추산 약 50~60)이 이미 포화 상태에 근접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수출 배정 물량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미사일 제조업체 메스코 역시 휴대용 대공미사일 피오룬의 수주잔고가 생산 능력을 초과해 납기 지연 리스크가 불거졌고, 엘츠 또한 차량 하부 프레임 공급 부족으로 생산 제한에 걸려 있다.

투자 판단을 위한 3대 리스크 시나리오


방산 시장의 대전환기 속에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고 기업별 수주 시차를 계량화하기 위해 제시되는 미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분리된다.

우선 납기 우위 재확인 상황이다. 폴란드의 생산 병목이 지속되고 이번 안보지원 프로그램 펀딩이 단발성 예외 조항에 그칠 경우, 한국은 확고한 납기 및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서방권 점유율을 수월하게 수복할 수 있다.

다음은 EU 블록 경쟁 본격화 상황이다. 유럽연합의 유럽방위기금(EDF) 및 공동조달촉진법(EDIRPA) 등 공동조달 제도가 확대되고 폴란드가 3년 내 대량생산 능력을 확충한다면, 북유럽 및 동유럽 시장에서 한국과의 정면 수주 격돌이 격화된다.

마지막으로 역내 장벽 현실화 상황이다. 유럽연합의 역내 조달 의무화 등 블록화 장벽이 현실화될 경우, 비유럽연합 국가인 한국은 단독 수주가 제한되어 폴란드 등 역내 국영 방산기업과의 지분 제휴나 기술 이전 방식의 하청 구조로 후퇴할 리스크가 있다.

향후 3년은 폴란드의 생산 병목 지속 여부와 유럽연합 조달 블록화 속도 간 경쟁 구간으로, 이 균형이 한국 방산의 서방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방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투자자가 장기 유지를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최종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폴란드 HSW와 메스코의 공장 가동률 및 증설 속도다. 이들의 공급 지연 요인이 지속되는 기간이 한국 기동·유도무기의 단기 깜짝 실적 구간과 직결된다. 보충 설명하자면 생산 포화 상태의 장기화 여부가 국내 기업의 수주 반사이익 크기를 결정하는 척도다.

둘째, 캐나다 잠수함 조달 지침 내 역내 가산점 조항 유무다.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 및 유럽연합 네트워크를 무기로 캐나다 시장에서 영향력을 늘리는 만큼, 한국의 기존 수출 실적 우위가 상쇄되는지 감시해야 한다. 상세히 풀자면 캐나다 국방부의 산업 참여 가치 평가 기준이 기술력 중심인지 동맹국 쿼터 중심인지 분별해야 한다.

셋째, 유럽연합 공동조달촉진법의 예산 집행 추이다. 역내 조달 비율 의무화가 엄격해질수록 한국 방산의 유럽 직접 수출길이 막히고 현지 합작법인 설립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쉽게 말해 유럽연합의 규제 수위가 높아질수록 국내 방산주들의 지표 멀티플 하향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