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TSMC, '공급 절벽' 2027년까지 지속 전망… 삼성·SK하이닉스 '선판매 70%'로 방어막

글로벌이코노믹

TSMC, '공급 절벽' 2027년까지 지속 전망… 삼성·SK하이닉스 '선판매 70%'로 방어막

빅테크 AI 설비투자 7250억 달러 폭증하나, CoWoS 패키징 병목에 인프라 제동
"생산 능력이 공급자 가격 결정력 좌우"… 단기 실적 방어 속 중장기 리스크 교차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오는 2027년까지 최소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공식 경고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오는 2027년까지 최소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공식 경고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오는 2027년까지 최소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공식 경고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신규 공장을 조기 가동하더라도 폭발적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열풍 속에서 핵심 칩 생산망의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는 수혜와 리스크가 뚜렷하게 교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대만 신주에서 열린 TSMC 주주총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칩 공급이 AI 유발 수요를 충족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등 글로벌 설계 기업들의 최첨단 반도체를 독점 생산하는 AI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공급 부족 경고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조사 기준 올해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AI 관련 설비투자(CAPEX) 지출 규모가 7250억 달러(1108조 원)로 전년 대비 35% 폭증하는 시점에 나왔다.

수요-공급 불균형 심화, 가격 결정력 공급자에 집중

시장조사업체 및 업계 추정에 따르면 TSMC의 첨단 패키징인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 증가율은 연간 40% 수준에 머무는 반면, 빅테크의 AI 칩 수요 증가율은 80.0%를 웃돌아 수급 불균형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 CEO"올해 매출 성장률 가이드라인을 30% 이상으로 유지한다"며 임직원 평균 성과급 역시 30% 이상 인상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지난 4월 설비투자 한도를 560억 달러(856400억 원)의 상한선까지 증액했음에도 수요 폭증을 대처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고객사인 브로드컴의 보수적인 실적 전망 여파로 1% 하락 마감했으나, 강력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향후 실적 우상향 기조는 확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도에 따르면, TSMC발 파운드리 공급 부족의 장기화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판도를 단기와 중장기로 명확히 가르고 있다. 국내 대형 메모리 반도체 기업 고위 관계자는 "2026년과 2027년 인도분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의 상당 부분이 이미 선판매됐다""대형 고객사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LTA)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AI 반도체 시장의 병목은 '수요 부족'이 아닌 '생산 능력 부족'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 결정력이 공급자 측에 집중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단기 가격 상승 수혜와 중장기 총수요 제약 리스크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 가격 상승구조가 강화되며 HBM 고정거래가격 상승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GPU 출하 제한 → 총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개별 칩당 메모리 탑재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방 산업의 총수요 성장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에 지친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ASIC) 개발을 서두르고 삼성전자 파운드리나 인텔 등으로 주문을 분산하는 다변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가에서는 TSMC의 공급 부족은 단기적으로 메모리 단가 안정에 기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빅테크의 투자 효율성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다변화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투자자가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고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주시해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집행 속도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 지출 증가세가 둔화 국면에 진입할 경우, 이는 HBM 반도체 사이클이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도달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둘째, TSMC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실제 가동 시점과 양산 수율이다. 미국 현지 기지의 수율 안정화가 지연될 경우 TSMC의 글로벌 독점 체제는 장기화하며 국내 호환 메모리의 출하 타이밍도 늦춰질 수 있다.

셋째, 차세대 AI 가속기 연합체(UALink)의 최첨단 칩 양산 성과다. 엔비디아 독점 전선에 대항하는 이 연합체의 양산 타임라인이 당겨질 경우, 엔비디아 중심의 기존 반도체 밸류체인이 전반적인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