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스텔라 리 "100개 업체 퇴출" 선언…알릭스파트너스 "2030년 15개만 살아남아"中 가격 전쟁·과잉생산 이중고…수익 내는 상장사 BYD·리오토 단 두 곳뿐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전기차 시장이 '공급 과잉의 함정'에 갇히면서 130개가 넘는 브랜드 가운데 5년 안에 단 15~19개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냉혹한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의 실세인 스텔라 리(Stella Li) 수석 부사장이 지난해 독일 9월(현지시각) 뮌헨 모터쇼에서 "약 100개 중국 전기차 메이커가 5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공개 경고한 데 이어,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도 같은 시기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존 129개 중국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브랜드 가운데 2030년까지 재정적으로 생존 가능한 곳은 15개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경제 전문매체 모토리파시온(Motoripasión)이 지난 2일(현지시각) 이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130개 경쟁자, 시장이 소화할 수 없는 숫자
이 위기의 출발점은 구조적 과잉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현재 중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판매하는 129개 브랜드 가운데 2030년까지 재정적으로 생존 가능한 브랜드는 15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15개 브랜드는 2030년 말까지 중국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의 약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브랜드당 연간 평균 판매량은 102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생존 기준도 냉정하다. 알릭스파트너스는 테슬라·리샹(理想) 자동차의 실적을 분석해, 신에너지차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최소 순수 전기차 연 40만 대 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 20만 대의 판매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브랜드의 연간 평균 판매량은 15만 6000대에 그쳤다.
현장의 신호도 심각하다. 상장 전기차 업체 가운데 BYD와 리오토(理想)를 제외하면 연간 기준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없다.
알릭스파트너스 아시아 자동차 부문 책임자인 스티븐 다이어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신에너지차 시장 중 하나로, 가격 전쟁과 빠른 혁신, 지속적으로 기준을 높이는 신생 업체들이 공존한다"면서 "많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전쟁이 수익을 갉아 먹다
이 구조의 핵심 동력은 끝없는 가격 인하다. 지난 수년간 중국 메이커들은 대규모 할인·무이자 할부·보험료 지원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판매량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마진은 지속적으로 줄었고, 재무 체력이 약한 중소형 업체들은 한계에 몰리기 시작했다.
베이징 당국도 이를 방치하지 않았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압력과 산업 생태계 과대팽창을 우려해 무분별한 할인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다이어 책임자는 중국에서 할인 경쟁이 계속되더라도 앞으로는 직접적인 가격 할인보다 보험료 지원이나 무이자 할부금융 같은 간접적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BYD는 2025년 총 460만 대를 인도하며 연간 목표를 달성했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7.7%로 2024년 이후 성장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분기 이익도 연속 감소하며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BYD는 배터리·반도체·전장 시스템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가 우위를 확보한 덕에 경쟁자들보다 내구력이 높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살아남은 자들의 해외 탈출
내수 과포화에 직면한 중국 메이커들은 유럽·동남아·한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신규 전기차의 70%가 중국산이다.
BYD의 2025년 해외 판매는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 전년보다 150.7% 급증한 104만 6083대를 기록했다.
BYD는 2026년 해외 판매 목표를 150만~160만 대로 잡고, 해외 시장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천명했다. MG·오모다(Omoda)·자이쿠(Jaecoo)·샤오펑(Xpeng) 등도 스페인·독일·프랑스 등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확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책임자는 지역 경제와 고용, 공급망에서의 역할 때문에 지방 정부가 재정적으로 생존이 어려운 브랜드를 계속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 내 통합 속도는 다른 나라보다 느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와 정비 업체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 소멸 뒤 부품 수급·사후 서비스 공백이 현실화하면 해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스텔라 리 부사장의 발언은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라, 무제한 성장 시대가 끝나고 '냉혹한 추려내기' 국면이 시작됐음을 가장 큰 수혜자 측에서 공개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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