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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美 휴전안 공식 거부…이란 전쟁 종식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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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美 휴전안 공식 거부…이란 전쟁 종식 ‘먹구름’

이란 "레바논 휴전 없인 평화협정 없다" 배수진…미·이란 협상 교착 장기화 우려
이스라엘, 남부 공습 지속…카츠 국방 "군대 철수·작전 중단 없다" 강경론 고수
트럼프 "주말 내 극적 타결" 압박에도…걸프만 무력 충돌 격화로 합의안 ‘휘청’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지지 집회 중 그의 사진이 담긴 배너가 건물에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지지 집회 중 그의 사진이 담긴 배너가 건물에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미국이 제안한 레바논 휴전안을 공식 거부했다. 이스라엘 역시 군대 철수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고 중동 평화를 구축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현재 이란은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조건으로 '레바논 내 즉각적인 휴전'을 내걸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거나 수위를 높일 경우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돕기 위해 직접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모든 이해당사자가 승인하면 24시간 이내에 휴전이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은 미국의 휴전안을 단칼에 거부하며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 중재 합의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다. 그러나 합의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이들의 적대 행위 중단이 꼭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반응을 즉각 내놓지 않은 채 레바논 남부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지난 3월 이란전과 병행해 감행한 레바논 남부 지상전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작전 중단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은 "저항 세력의 최소 요구 사항은 이스라엘이 전쟁 전 위치로 철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 역시 별도 성명에서 "지역 전쟁을 끝내기 위한 우리의 초동 조건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휴전"이라면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점령지에서 전면 철수하고 국제 국경선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은 지난 3월 이란이 미·이스라엘 연합 공격을 받자 헤즈볼라가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다시 불붙었다. 이후 미국이 4월부터 수차례 휴전을 선언했음에도 전면전 양상은 멈추지 않고 있다.

걸프만 번진 불길…쿠웨이트 공항 피격·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레바논 휴전 조율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 수요일 걸프만에서는 미군과 이란군이 정면충돌하며, 4월 초 이란 폭격 중단 이후 가장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란군이 쿠웨이트 공항을 타격해 시설이 파손되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미군은 석유·천연가스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보복 공습을 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이스라엘 양국의 이란 공습 이후 3개월째 전면 봉쇄된 상태다.

미국 내부에서 전쟁 종식과 유가 안정을 압박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세한 설명 없이 "이르면 이번 주말 내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와 레바논 분쟁을 분리해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란은 쿠웨이트 공항 오폭 의혹을 부인하며 미군의 요격미사일 오작동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드론의 고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이란 언론은 혁명수비대가 바레인 소재 미 해군 5함대 기지와 미 공군기지까지 공격했다고 보도했으나 미군은 이를 부인하고 이란 남부와 케슘섬에 '방어적 공습'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평화협정 조건 제시…핵 프로그램 해명 요구도 거세져


지난주 미·이란 양국은 전쟁 중단과 해협 재개방을 위한 잠정적 초기 합의에 진전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조항에 서명하지는 못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적들은 이미 전장에서 패배했으며 이제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초기 공습으로 사망한 부친의 뒤를 이은 이후 아직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란은 평화협정의 전제 조건으로 레바논 휴전 외에도 동결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원유 대금 해제, 원유 수출 제재 완화, 미군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같은 날 보고서에서 1년 전 이란 핵시설이 폭격당한 이후 그곳에 있던 농축 우라늄의 행방을 즉각 공개하고, 핵 사찰을 전면 수용하라고 이란 당국에 강하게 촉구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