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 서면 공약 요구에 이란 "실질 진전 없다"…레바논 전선 돌발 변수 등장
호르무즈 봉쇄 100일 돌파, 글로벌 유가 협상 기대감에 20% 급락 후 재불안
호르무즈 봉쇄 100일 돌파, 글로벌 유가 협상 기대감에 20% 급락 후 재불안
이미지 확대보기NPR, ABC뉴스, 로이터, CNN 등 주요 외신의 4~5일 보도를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군사적으로든 합의문으로든 이길 것"이라며 협상 지속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실질적 진전이 없다"고 공개 반박해 협상 타결의 불확실성이 한층 깊어졌다.
헤즈볼라 거부로 레바논 전선 재점화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4일(현지시각) 레바논 위성채널 알마야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공식 협상 절차는 현재 없으나 메시지 교환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아라그치는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습할 경우 "전면전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미국 중재로 워싱턴에서 새 휴전 합의에 도달했으나,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는 이 협정에서 배제됐다.
헤즈볼라 사무총장 나임 카셈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헤즈볼라만 철수하고 교전을 중단하라는 합의 조건을 "항복이자 패배"라고 규정하고 협정을 전면 거부했다.
이란은 레바논 휴전을 미국과의 종전 합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헤즈볼라의 거부는 전체 협상 판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이스라엘군은 4일에도 레바논 남부 세 마을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으며,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군이 레바논에서 철수하거나 작전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같은 날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유니필) 소속 세르비아 병사 1명이 박격포 공격으로 숨져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美 하원 전쟁 권한 결의·이란 핵 '서면 공약' 공방
미국 하원은 4일(현지시각) 215 대 208이라는 박빙 표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종료하도록 지시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에 합류했다.
결의는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이 필요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조치지만, 개전 90일을 넘기도록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상황실 회의에서 이란 협상단이 구두로 제시한 핵 프로그램 관련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예비 양해각서에 핵 구체 공약을 서면으로 명시할 것을 이란에 요구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같은 달 2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과 장기적 농축 활동 제한 또는 폐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현재 수정 요구를 검토 중이며, 협상단은 수락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봉쇄 100일, 유가 변동성 확대
브렌트유는 협상 기대감을 반영해 2026년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하며 5월 말 92달러(약 14만 1036원)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레바논 전선 악화와 협상 교착이 겹치며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람코 최고경영자 아민 나세르는 "호르무즈 해협이 오늘 당장 열려도 시장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걸리고, 개방이 6월 중순 이후로 지연될 경우 정상화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해운 데이터에 나타났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항구 봉쇄 이후 상선 127척을 항로 전환시키고 6척을 운항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집무실에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합의 없이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하면 지금 당장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해, 외교 해법 이외의 군사적 선택지를 지속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2015년처럼 이란 핵문제 해결을 도울 준비가 됐다"며 이란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재차 제안했다.
협상 시계가 또 한 번 멈춰 선 가운데, 트럼프가 군사·외교 두 카드 모두를 손에 쥔 채 이란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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