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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은 견조한데 나스닥은 왜 떨어졌나… 시장이 두려워한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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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은 견조한데 나스닥은 왜 떨어졌나… 시장이 두려워한 단 하나

환호가 비극으로… 일자리 호조에 10월 금리 인상론 빠르게 반영

금리 압박 속 AI 랠리 피로감 가중… 중소형주·가치주로 '머니 무브'
미국 고용의 견조함이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하며 뉴욕증시 기술주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고용의 견조함이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하며 뉴욕증시 기술주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고용의 견조함이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하며 뉴욕증시 기술주를 끌어내리고 있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일자리 지표가 강세를 유지하자 자산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주간 기준 3.3% 급락한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기존의 대형 성장주 쏠림 전략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다급한 처지에 놓였다.

고용 훈풍이 부른 금리 인상 공포… AI 랠리 피로감 겹친 빅테크


뉴욕증시를 흔든 일차적 원인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지표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7만 5000건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고, 앞선 달의 수치도 상향 조정됐다. 한 달에 15만 건 안팎을 고용 시장의 중립 수준으로 보는 매크로 흐름 속에서, 이번 지표는 고용 둔화를 기대했던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 후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단기 금리 기대를 빠르게 상향하며, 일부 구간에서 10월 금리 인상 확률을 50% 이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장이 동결이나 인하가 아닌 '추가 인상' 시나리오를 심각하게 저울질하기 시작한 셈이다.

이처럼 매크로 금리 변수가 멀티플(실적 대비 주가 배수)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악재와 AI 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한꺼번에 겹쳤다. AI 기대치가 이미 높았던 상황에서 브로드컴은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자 하루 만에 13% 급락했고, 소프트웨어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부추겼다.

패닉 셀 아닌 업종 순환매… 데이터로 증명된 가치주 머니 무브


주요 지수의 낙폭은 깊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대규모 자금 탈출이 아닌 건전한 업종 순환매 신호가 포착된다. 고평가 대형 기술주에 묶여 있던 자금이 증시 밖으로 빠져나가는 '패닉 셀링' 대신, 저평가 중소형주와 가치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다.

나스닥이 비명을 지른 주간에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 아닌 동일 가중 S&P 500 지수와 금융·산업재 섹터는 견고하게 버텼으며,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가 나스닥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자금 이동을 증명했다.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주간 0.4% 상승하며 홀로 웃었다.

개별 종목의 차별화 장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호평을 받은 마벨 테크놀로지는 하루 만에 33% 폭등했고, 실적 호전을 기록한 빅토리아 시크릿은 51% 날아올랐다. 반면 대규모 지분 매각을 발표한 알파벳은 3.9% 밀렸고 캘빈클라인의 모기업 PVH는 실적 우려로 20% 폭락했다. 키스 러너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돈이 증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망 영역으로 순환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징후"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인하 압박 대 시장 인상론… 진퇴양난 빠진 연준 지도부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반면, 채권 시장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정책 신호와 시장 신호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오는 17일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할 FOMC 내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정치권의 압박과 살아나는 고용 탓에 연준 지도부의 정책 신뢰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한다.

투자자들이 당장 주목해야 할 경제 지표는 오는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CPI가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연준이 특히 민감하게 보는 서비스 물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물가상승률의 4%대 고착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끈적한 호조가 확인되며 물가가 뜨겁게 달아오른다면 성장주 중심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일어나며 2차 충격이 올 수 있다.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국내 투자자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를 상수로 두고 세 가지 핵심 지표의 기준선을 확인하며 분할 매수 기회를 노려야 한다. 특히 AI 반도체처럼 밸류에이션 민감도가 높은 자산군은 국채금리 10bp(1bp=0.01%포인트)의 작은 움직임에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미국 5월 CPI 기준선(4.3%)의 고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4%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연준의 긴축 장기화 명분이 선명해지므로 기술주 비중 조절이 필수적이다.

둘째, 변동성지수(VIX)의 20 돌파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현재 18 수준인 VIX가 3년 평균선인 20을 넘어서면 포트폴리오의 위험 관리 강도를 높이고 현금 비중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상방 저항선을 추적해야 한다. 고용 호조로 촉발된 국채금리 급등은 미래 수익을 당겨오는 대형 기술주의 멀티플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핵심 요인이다.

자금이 이탈이 아닌 재배치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위기라기보다 포트폴리오 재편의 기회에 가깝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