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GIP·글루카곤 동시 공략… 기존 치료제 넘어설 차세대 ‘트리플 작용’ 약물 임상 성공
이미지 확대보기비만과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에 에너지 대사 촉진까지 더한 차세대 ‘트리플(3중) 작용’ 치료제 레타트루티드(Retatrutide)가 임상 3상에서 체중과 혈당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결과를 도출했다.
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레타트루티드는 인체 내 3가지 핵심 호르몬인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확실한 과학적 근거와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이는 기존 시장을 주도하던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등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단순 식욕 억제를 넘어 신체 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대사 개선 효과가 핵심이다.
40주간 임상서 체중 15% ‘뚝’… 압도적인 감량 수치
이번 임상 시험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인 930명을 대상으로 40주간 진행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4mg, 9mg, 12mg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결과에 따르면, 레타트루티드를 투여한 참가자들은 40주 만에 체중의 평균 11.5%에서 최대 15.3%를 감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위약군의 감량 폭인 2.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혈당 조절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 역시 괄목할 만한 개선을 보였다. 투여군의 평균 당화혈색소는 1.7~1.9%포인트 하락해, 위약군의 0.8%포인트 감소보다 두 배 이상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 밖에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비만과 당뇨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사 촉진 기전의 차별성… 전문가들 “비교 임상 필요”
다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마리 스프렉클리 케임브리지대 IMS 역학 연구원(전문의)은 “이번 연구는 위약과의 비교일 뿐, 기존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나 티르제파타이드와의 직접적인 머리대머리(head-to-head) 비교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즉, 기존 약물 대비 우월성을 논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14명의 환자에게서 중대한 이상 반응이 보고된 만큼, 장기적인 안전성과 근육량 보존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 경쟁, 어디로 향하나
이번 임상 결과는 글로벌 제약사 간의 ‘대사 질환 치료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현재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타트루티드가 상용화될 경우 환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비만 전문가인 캐스 맥컬러프 영국 왕립내과의사협회 고문은 “이 치료제들이 당뇨와 비만 환자들에게 삶을 바꿀만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약물은 만능 해결책이 아니며, 장기적으로는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 체계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일라이 릴리가 진행할 후속 임상 결과가 기존 약물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비교 우위를 증명할지, 글로벌 제약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상 데이터가 비단 당뇨병 관리에 국한되지 않고, 비만 치료제의 효능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비교 임상 시험 결과가 도출되면, 환자들의 증상과 대사 지표에 따른 정밀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