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비중 급증…AI 수혜주 쏠림에 강제 매도·자금 왜곡 심화
이미지 확대보기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I 관련 대형주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주요 지수의 특정 종목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결과 액티브 펀드들이 내부 운용 규정에 맞추기 위해 상승한 종목을 강제로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 주피터자산운용의 샘 콘래드 아시아 배당주 펀드 매니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TSMC, 삼성전자, 미디어텍을 강제로 매도해야 했다"고 말했다.
올들어 TSMC는 52%, 삼성전자는 159%, 미디어텍은 184% 상승했다.
AI 투자 붐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면서 액티브 펀드들이 허용 가능한 집중도 한도를 넘어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AI 열풍에 지수 왜곡…“벤치마크 추종 의미 퇴색”
최근 급등세는 대만과 한국 증시를 사실상 몇몇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상품처럼 바꿔놓고 있다.
TSMC는 대만 가권지수(TAIEX) 비중의 4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홍콩 HSBC의 헤럴드 판데르린더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책임자는 "이 정도 집중도는 구조적인 문제를 만든다"며 "주가가 계속 오를수록 펀드들은 비중을 늘리기보다 오히려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HSBC에 따르면 TSMC는 아시아 및 글로벌 신흥국 펀드에서 가장 큰 '언더웨이트(기준 비중 이하 보유)' 종목으로 집계됐다.
AI 관련 기업들이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펀드들은 위험 관리를 위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조정장에서도 이런 집중 위험은 그대로 드러났다.
AI 밸류에이션 부담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3거래일 동안 한국 증시는 12%, 대만 증시는 6% 하락했다.
◇액티브 펀드 이탈 가속…패시브 자금 유입 급증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증시의 '매그니피센트 7' 열풍과 비슷하지만 아시아에서는 더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NP파리바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아시아 액티브 펀드에서는 총 2690억달러(약 412조6440억원)가 빠져나갔다.
반면 패시브 펀드에는 5100억달러(약 782조3400억원)가 유입됐으며 이 가운데 4분의 1은 최근 6개월 동안 집중됐다.
BNP파리바의 윌리엄 브래턴 아시아태평양 현금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패시브 펀드 유입 규모는 지난 10년 동안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AI 공급망 하단으로 이동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특정 대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I 공급망의 후방 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버딘인베스트먼트의 아이작 통 아시아 주식 담당 수석투자책임자는 최근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 ASMPT와 그랜드프로세스테크놀로지 등에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반면 콘래드 매니저는 여전히 대형주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펀드는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한국과 대만에 투자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폭스콘, 콴타컴퓨터, 미디어텍 등을 보유 중이다.
그는 "우리 펀드는 벤치마크와 매우 다르게 운용하고 있으며 경쟁사들과도 접근 방식이 다르다"며 "이런 차별화가 초과 수익을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경우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번스타인의 루팔 아가르왈 아시아 퀀트 전략가는 "4월 이후 이어진 가파른 상승으로 아시아 증시의 집중 위험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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