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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 박차…전고체 전 단계 고체·액체 혼합형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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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 박차…전고체 전 단계 고체·액체 혼합형 주목

독자적 고체·액체 혼합 기술로 전고체 배터리 과도기 시장 선점 가속화
안전성·에너지 밀도 동시 확보…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도 변화 예고
K-배터리 전고체 올인 전략 맞서 실용주의 노선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수년간 고체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았지만,실용적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수년간 고체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았지만,실용적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가 한 번에 거대한 도약을 이루기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단계적 진화를 거칠 가능성이 커졌다.

수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안전성 향상, 주행거리 연장, 초고속 충전 등을 실현할 ‘꿈의 기술’로 완전 고체 배터리를 주목했다. 그러나 완벽한 고체 배터리의 대량 보급까지 여전히 기술적 장벽이 높은 가운데, 그 과도기적 대안인 ‘반고체 배터리(Semi-Solid State Battery)’가 시장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일보(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완전 고체 배터리 설계에서 발생하는 제조상의 까다로운 난제를 피하면서도, 배터리 성능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기존 리튬이온 인프라 그대로 활용…'가성비와 안전성' 다 잡는다


반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완전 고체 배터리의 중간 형태인 '고체-액체 혼합형' 배터리다. 전극 사이에서 이온을 이동시키는 액체 전해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대신, 고체 전해질 소재를 도입하고 액체 전해질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기존 리튬이온 시스템의 제조 공정상 이점을 유지하면서도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이달 말이나 10년 후반 상용화를 목표로 삼은 완전 고체 시스템으로 가기 위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업체들이 반고체 배터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기존 제조 인프라와의 높은 호환성 때문이다. 진용 중국공정원 원사는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반고체 배터리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공장과 공급망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이 이미 구축해 놓은 광범위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생태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산업화 측면에서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도 이점은 명확하다. 가연성이 높은 액체 전해질의 양을 대폭 줄임으로써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아울러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겨울철에 효율이 급감하고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었던 반면, 반고체 배터리는 저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동일한 무게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높은 에너지 밀도 덕분에 차량 무게를 늘리지 않고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는 것도 강력한 무기다.

동풍자동차·SAIC 등 중국 진영, 실험실 넘어 실차 양산 돌입


이미 여러 중국 기업들은 실험실 단계를 넘어 가시적인 상용화 성과를 내고 있다. SAIC 모터(상하이자동차)의 MG 브랜드는 배터리 제조업체 칭타오 에너지와 공동 개발한 고체-액체 혼합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 라인업인 MG4 및 MG4X에 전격 탑재했다. 사측은 실제 주행 시험 결과 내구성과 안전성, 특히 저온 환경에서의 구동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동풍자동차의 행보도 매섭다. 동풍자동차는 자체 브랜드인 남미(Nammi)와 ePi 차량을 통해 반고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풍자동차는 오는 2026년까지 킬로그램당 350와트시($350text{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갖춘 반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현재 개발 중인 전기차 배터리 중 세계 최고 수준의 밀도에 해당한다.

"당장 리튬이온 대체는 무리"…향후 수년간 공존 체제 이어갈 듯


다만 전문가들은 반고체 배터리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며, 기존 리튬이온 시스템을 당장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초기 생산량이 제한적인 데다 제조 원가가 기존 배터리보다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소재 개선, 셀 설계 최적화, 대량 생산 시의 품질 일관성 및 장기 내구성 확보라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자동차 안전 전문가인 주시찬 전 퉁지대학교 교수는 "액체 배터리와 반고체 배터리, 그리고 향후 등장할 완전 고체 배터리는 각각 타깃으로 하는 용도와 시장의 요구 조건이 다르다"며 "앞으로 수년간은 이 세 가지 형태의 배터리가 시장에서 퇴출당하지 않고 상호 보완하며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배터리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전략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완성에 올인하는 전술을 펼치는 반면, 중국은 전고체로 가기 전 과도기 단계인 '고체-액체 혼합형(반고체)'의 상용화 타임라인을 대폭 앞당겼다. 이는 기존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초기 시장 점유율을 확실하게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