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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CATL, 전기차 배터리서 ESS로 무게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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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ATL, 전기차 배터리서 ESS로 무게 이동

2030년 에너지저장 매출 절반 목표…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배터리 전략 바꾼다
CATL이 전기차 배터리 중심 사업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무게추를 옮기며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한 배터리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CATL이 전기차 배터리 중심 사업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무게추를 옮기며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한 배터리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챗GPT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안정 수요가 배터리 업계의 새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ATL은 오는 2030년까지 ESS가 글로벌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ESS는 CATL 매출의 2%에 그쳤지만 현재는 약 25%까지 커졌다. CATL은 이미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3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한 최대 업체로 꼽힌다.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절대 강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CATL은 중국 배터리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38.1%에 이른다. 이같은 업체가 ESS 사업을 핵심 성장 분야로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 전기차 둔화 속 ESS 수요 부상


CATL의 전략 변화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지원책을 축소하고 청정에너지 정책을 재조정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은 수요 전망을 다시 계산하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불안과 원자재 가격 변동도 배터리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ESS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력망에 대규모 저장 설비가 필요하다. AI 데이터센터 확산도 전력수요를 크게 밀어 올리고 있다. 전기차보다 전력망용 배터리가 더 안정적인 성장처로 보이는 이유다.
GM과 LG 등 전기차·배터리 관련 기업들도 ESS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과 규제 환경은 흔들리고 있지만 전력망용 배터리와 백업 전원 수요는 오히려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판단이다.

커트 켈티 GM 배터리·추진·지속가능성 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전력망용 배터리와 백업 전원 시장이 단순히 커지는 수준을 넘어 필수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미국에는 빠르고 경제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폐배터리도 전력망 자산으로


ESS 시장은 새 배터리뿐 아니라 폐전기차 배터리의 2차 활용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더 이상 쓰기 어려운 수준이 되더라도 전력망용 저장장치로는 상당 기간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안에 남은 금속 자원을 회수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제성과 환경성이 함께 부각된다.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웨이모도 폐배터리 활용에 나섰다. 웨이모는 B2U 스토리지 솔루션스와 손잡고 사용이 끝난 로보택시 배터리를 태양광·풍력 전력 저장 시스템에 재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 지역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다.

이 방식은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고 전력망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수요가 낮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높을 때 다시 공급하는 구조라서다. 전기차 업체와 전력회사, 환경단체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되는 이유다.

다만 폐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란 지적도 있다. 재활용 가능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공장을 충분한 규모로 돌릴 만큼의 경제성도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비가 높고 배터리 상태를 진단해 안전하게 재사용하는 기술도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배터리 업계 새 성장축 재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CATL의 ESS 확대는 배터리 업계 전체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배터리 시장의 중심은 전기차였으나 전기차 수요가 정책과 경기, 보조금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반면, 전력망 안정과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AI 산업은 전력 소비가 큰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전력망이 이를 감당하려면 발전 설비뿐 아니라 저장 설비가 함께 확충돼야 한다. ESS가 전력 인프라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CATL이 ESS 매출 비중을 2030년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다.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성장 공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저장 수요를 새로운 주력 시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선언에 가깝다.

이같은 변화는 한국 배터리 업계에도 중요한 신호라는 의견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업체들도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CATL이 ESS에서 선두 지위를 강화하면, 국내 업체들도 미국과 유럽 전력망 시장을 중심으로 ESS 전략을 더 빠르게 키워야 할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