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나노·열관리 앞세워 AI 메모리 주도권 탈환 시도… 엔비디아 물량 70%는 SK하이닉스 차지
맞춤형 HBM이 새 승부처… "메모리 공급사에서 AI 설계 파트너로 역할 이동"
맞춤형 HBM이 새 승부처… "메모리 공급사에서 AI 설계 파트너로 역할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가 HBM5의 2나노 공정과 새 열관리 기술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메모리 주도권 탈환을 겨냥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컴퓨텍스 2026에서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5) 실물 모형을 세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모형은 구동 칩이 아니라 차세대 구조를 보여주는 전시용 견본이다.
송 사장은 "메모리·파운드리·로직·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며 엔비디아 등과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2나노 베이스 다이로 기술 선점 시도
이번 공개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HBM5의 베이스(로직) 다이를 삼성 자체 2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든다. 현재 HBM4·HBM4E의 4나노보다 미세화와 전력 효율에서 한 단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이 기술 우위 확보에 나선 셈이다.
세대별 사양, 표준·실제·목표
HBM4는 지난해 4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으로 확정됐다. 인터페이스 폭을 1024비트에서 2048비트로 키우고 채널을 16개에서 32개로 늘렸다.
수치를 표준·실제·목표로 나누면 판이 선명하다. 표준 기준 스택당 대역폭은 HBM4 2테라바이트(TB)에서 HBM5 4TB로 두 배 확대된다. 실제 제품은 표준을 웃돈다. 삼성 HBM4E 샘플은 스택당 3.6TB에 이른다. 목표 용량은 HBM5가 16단 적층에 스택당 80기가바이트(GB)다. 양산은 HBM4E가 오는 2027년, HBM5가 2028~2029년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표준을 넘어선다. HBM4 표준 핀 속도는 8기가비트(Gb)지만 베라루빈용으로 11~13Gb를 요구했다고 톰스하드웨어가 전했다.
"엔비디아 밖으로"… 맞춤형이 새 전선
맞춤형 HBM은 메모리 공급사에서 AI 시스템 설계 파트너로 역할이 바뀌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삼성은 맞춤형 인력 250명을 새로 투입했다.
계약 규모는 엔비디아가 압도한다. 시장조사업체 및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2026년 엔비디아 루빈용 HBM4 물량의 70%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BM4 단가는 12단 HBM3E보다 67% 높은 500달러(약 75만 9000원)다.
삼성, HBM4E 선두 HBM5 출발선
시장 주도권은 여전히 SK하이닉스에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8%, 삼성 21%, 마이크론 21%다. 다만 HBM4E 초기 샘플 출하 경쟁은 삼성이 앞섰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마이크론은 그 뒤로 일정이 잡혔다고 스타트업포춘이 전했다. SK하이닉스도 12단 48GB HBM4E를 예고하며 생산능력을 5년 내 두 배로 늘리겠다고 맞섰다.
정리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물량', 삼성은 '기술 선제', 마이크론은 '추격' 구도다. HBM5는 삼성 독주가 아니다. SK하이닉스도 로드맵을 공개했고 차세대 본딩 장비는 3사가 함께 준비한다. 업계에선 "HBM4E 개발에 3사 간 우열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가 지켜볼 세 가지
삼성의 이번 공개는 신제품 발표를 넘어 표준 주도권을 노린 기술 과시에 가깝다. 투자자는 세 지표를 봐야 한다. 첫째, 엔비디아의 삼성 HBM4E 품질 승인이다. 승인되면 삼성 점유율 반등의 핵심 트리거가 된다. 둘째,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물량 점유율 유지 여부다. 셋째, HBM 단가다. 단가가 꺾이면 두 회사 이익 추정치도 하향 압력을 받는다.
차세대 HBM 경쟁의 승부처는 결국 2나노 수율과 발열 제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