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로보틱스 RB-Y1, 연구실 벗어나 상업 현장 진출…CJ대한통운 공급도 협의 중
쿠팡, AI·로봇에 1272억 원 투자…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 줄이기도 노려
쿠팡, AI·로봇에 1272억 원 투자…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 줄이기도 노려
이미지 확대보기쿠팡이 올해 4월 공식 투자자 발표(IR)를 통해 공개한 8400만 달러(약 1272억 원) 규모의 AI·로봇 투자 계획, 삼성전자가 올해 3월 공식 뉴스룸을 통해 선언한 '2030년 AI 자율공장' 전환 전략, 그리고 글로벌 물리적 AI 전문 매체 밈번(Memeburn)이 올해 5월 보도한 인간형 로봇의 산업 현장 본격 배치 흐름이 이번 쿠팡 현장 투입을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맞물리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테스트 통과 시 대규모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 1272억 원 로봇 투자…자동화의 두 가지 계산
쿠팡은 올해 4월 공식 발표를 통해 2023년 이후 글로벌 AI 스타트업 포트폴리오에 84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주요 투자처는 컨테이너 하역 전문 로봇 업체 콘토로(Contoro)로, 쿠팡은 이 회사와 협력해 물류 공급망의 하역 단계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콘토로 측은 "물류센터·창고·항구 등에 로봇을 배치하면 공급망 전반의 상품 이동 속도를 높이고 세계적인 물류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는 데는 비용 절감 외에 법적 리스크 관리라는 배경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 사망 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들이 인간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주요 동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 실제로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2020년 이후 노동자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국물류센터지부 등 노동단체가 밝히고 있어, 현장 안전 이슈가 경영 리스크로 직결되는 구조다.
쿠팡은 올해 1분기 2억 4200만 달러(약 3663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4년여 만에 최대 적자다. 다만 쿠팡 측은 이번 손실이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연계된 일회성 보상 프로그램 비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운영 비용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 2030년 AI 자율공장 선언…레인보우로보틱스가 핵심축
삼성전자는 올해 3월 1일 공식 발표를 통해 전 세계 생산시설을 2030년까지 'AI 구동 공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연구소 이영수 부사장은 당시 "제조 혁신의 다음 단계는 AI가 운영 맥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최적 결정을 자율적으로 내리는 자율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의 핵심 하드웨어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RB-Y1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까지 늘리고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2670억 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공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이동식 양팔 로봇, 자율이동 로봇을 제조·물류 자동화에 활용할 것"이라며 "AI 알고리즘을 통해 현장 상황 데이터와 환경 변수를 학습·분석해 작업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명시했다.
삼성전자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미래로봇추진단도 설립했으며, KAIST 명예교수이자 레인보우로보틱스 공동 창업자인 오준호 교수를 단장으로 선임했다.
RB-Y1은 바퀴 달린 이동체 위에 사람 상반신을 본뜬 두 팔을 얹은 구조다. 키 140㎝, 무게 131㎏에 팔마다 최대 3㎏의 화물을 들 수 있으며, 양팔 각 7개를 포함해 총 24축으로 구성돼 정밀 동작이 강점이다.
지금까지 MIT·UC버클리 등 해외 대학과 도요타 공장에서 연구·시범 운용돼 왔으며, 이번 쿠팡 풀필먼트센터 투입이 사실상 첫 상업 현장 진출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쿠팡 외에 CJ대한통운과도 납품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CJ대한통운과 로봇 개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공급 계약 논의로 진전되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글로벌 물류 로봇 전쟁…아마존 100만 대, 한국은 이제 시작
글로벌 시장에서 물류 로봇 도입은 이미 대규모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2026년 5월 기준 아마존은 전 세계 물류센터에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 중이며, 자체 개발한 딥플릿(DeepFleet) AI 모델로 로봇 군집을 통합 조율해 이동 효율을 10% 개선했다고 밝혔다.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는 올해 2월 도요타 캐나다 공장과 로봇-서비스(RaaS) 계약을 체결해 이족보행 로봇 '디짓(Digit)' 7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Figure AI는 올해 6월 자사 봇Q(BotQ) 공장에서 'Figure 03'을 시간당 1대 속도로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Capgemini)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79%가 이미 피지컬 AI를 검토 중이며, 경영진의 67%는 이를 게임 체인저로 평가했다.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2025년 85억 달러(약 12조 8596억 원)를 넘어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번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쿠팡 현장 진출은 한국 물류 로봇 생태계가 연구·시범 단계를 넘어 본격 상업화 경쟁에 뛰어드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