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인플레 방어, S&P500은 장기 성장…역사는 배당 재투자한 주식 손 들어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인플레이션이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다시 뛰면서 금과 주식 가운데 어느 자산이 더 나은 선택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은 금이지만 장기 수익률만 놓고 보면 배당을 재투자한 S&P500이 금을 앞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2% 상승하며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금과 S&P500의 장기 성과를 15일(현지시각) 비교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5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이는 지난 4월의 상승률 3.8%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 압력이 커지면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와 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금 같은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쉽다.
◇ 금은 1월 고점서 24% 하락
그러나 최근 흐름만 보면 금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금은 지난 1월 트로이온스당 5589달러(약 846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약 24% 하락했다. 최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364달러(약 661만원) 수준이다.
반면 S&P500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다. S&P500은 현재 이익 대비 약 32배에 거래되고 있어 역사적으로 비싼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를 살지, 대표적인 S&P500 ETF인 뱅가드 S&P500 ETF(VOO)를 살지 고민이 커질 수 있다.
◇ 금은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자산
금의 투자 논리는 비교적 명확하다. 주요 통화는 과거 금에 의해 뒷받침됐지만 현재는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법정화폐다. 시간이 지나면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 확대와 저금리 정책으로 화폐 가치가 약해질 수 있다.
금은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 따라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가격은 상대적으로 오르기 쉽다. 이런 이유로 금은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자산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금 현물 가격은 6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2006년에 1달러였던 물건은 현재 1.66달러가 필요할 만큼 물가도 올랐다. 금은 장기간 달러 구매력 하락을 상당 부분 방어해온 셈이다.
◇ 배당 재투자한 S&P500은 더 강했다
그러나 S&P500의 장기 성과도 만만치 않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형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지난 20년 동안 S&P500 지수 자체는 504% 올랐다.
배당을 재투자한 총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성과는 더 커진다. 같은 기간 S&P500의 총수익률은 785%에 달했다. 단순 지수 상승률로는 금보다 낮지만 배당 재투자를 포함하면 금을 앞선 것이다.
S&P500은 분기마다 구성 종목이 재조정된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크고 강한 기업들이 지수 내 비중을 더 많이 차지한다. 경쟁력이 약해진 기업은 밀려나고, 성장성이 큰 기업은 자연스럽게 비중이 커지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장기적으로 미국 대형 기업의 성장을 믿는 투자자라면 S&P500은 여전히 대표적인 장기 투자처로 평가된다. 많은 헤지펀드가 장기적으로 S&P500을 이기기 어려운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다.
◇ 금은 비관론, S&P500은 낙관론
모틀리풀은 금 투자를 더 비관적인 선택으로 봤다. 금은 본질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과 경제 불안, 인플레이션 고착에 대비하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반면 S&P500 투자는 미국 경제와 기업 이익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가깝다. 물가와 금리, 경기 침체 우려가 있더라도 미국의 대표 기업들이 시간이 지나며 더 커지고 이익도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것이다.
물론 두 자산 모두 변동성은 있다. 금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만 단기적으로는 큰 폭으로 오르내릴 수 있다. S&P500도 고평가 부담과 금리 인상 가능성,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나 장기 투자 관점에서 모틀리풀은 배당을 재투자한 S&P500이 앞으로도 금보다 나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미국 대형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더 성장하고, 그 성장이 지수 수익률에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 인플레 방어냐 장기 성장 베팅이냐
결국 금과 S&P500의 선택은 투자자의 시각 차이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지정학적 불안에 대비하려면 금이 더 직접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의 성장과 이익 확대를 믿는다면 S&P500이 더 적합한 선택일 수 있다. 특히 배당을 꾸준히 재투자하면 장기 복리 효과가 커져 금보다 높은 총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처럼 인플레이션이 다시 뛰고 S&P500이 비싸 보이는 시기에는 금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역사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방어보다 기업 성장과 배당 재투자의 힘이 더 강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모틀리풀은 “앞으로 수십 년의 장기 투자에서는 S&P500이 금보다 우수한 성과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금은 불안에 대비하는 자산이지만, S&P500은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에 올라타는 자산이라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