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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車금융 경고등" 1조7000억 달러 부채 뇌관, ABS 리스크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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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車금융 경고등" 1조7000억 달러 부채 뇌관, ABS 리스크 확산되나

서브프라임 연체 덮친 車대출 하위 트랜치 붕괴 우려… 발행 금리 상승 압박
중고차 가격 하락, 글로벌 시장 '앵커' 흔들며 한국 완성차 잔존가치 타격 변수
현재 미국 소비자의 자동차 관련 부채 총액은 1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압류된 차량만 170만 대를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현재 미국 소비자의 자동차 관련 부채 총액은 1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압류된 차량만 170만 대를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뉴욕의 시사 주간지 뉴요커는 최근 미국 전역을 뒤흔드는 자동차 금융 위기와 차량 압류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현재 미국 소비자의 자동차 관련 부채 총액은 17000억 달러(2608조 원)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압류된 차량만 170만 대를 넘어섰다.

강제 회수가 급증하는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서브프라임(저신용자) 연체율이 치솟으며 자산유동화증권(ABS) 부실 우려가 커진다.

고금리가 부른 압류 대란… 규제 사각지대 속 늘어나는 현장 비극

미국 가계가 마주한 차량 압류 위기는 인플레이션 지속과 고금리가 겹친 결과다. 자동차 대출 업계가 저신용자에게 무차별 대출을 실행한 부실이 터져 나온다. 회수 건수가 급증하며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았고, 베테랑 회수 전문가 매튜 핏맨의 유튜브 채널 '레포넛'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새벽 시간대 채무자들과 충돌하는 현장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사선과 같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최소 7명의 회수 담당자가 목숨을 잃었다. 각 주법이 달라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회수 산업은 미국 금융 생태계의 혼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너지는 ABS 하위 트랜치… '빠른 상환 주기'가 전이 속도 키운다


위기의 본질은 자동차 대출 부실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구조에 있다. 자동차 할부 채권은 풀링 과정을 거쳐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발행된다.

이는 자동차 금융회사들이 개별 소비자에게 빌려준 수많은 자동차 할부 채권을 한데 모아 하나의 거대한 자산 묶음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렇게 묶인 채권 집합체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기초자산이 되며, 이를 담보로 금융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라는 투자 상품이 발행된다. 쉽게 말해 흩어져 있는 수만 명의 자동차 할부 계약을 하나의 거대한 펀드처럼 묶어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증권으로 재탄생시키는 구조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지표에 따르면 최근 서브프라임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서브프라임 ABS의 발행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으며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연체율 상승은 ABS 구조 중 가장 취약한 하위 트랜치부터 직접적인 손실을 유발한다. ABS는 계단식 방어 구조이고, 연체율 상승은 그 계단의 맨 아래부터 무너뜨리는 신호다.

다만 자동차 대출 ABS는 만기가 짧고 상환 주기가 빠른 특성상, 부실이 주택시장 대비 훨씬 빠른 속도로 시장에 반영되는 특징을 갖는다. 물론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체 경제 규모 대비 자동차 대출 시장의 비중이 주택 대출 시장보다 작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격 앵커' 흔들리는 미국 중고차… 한국 완성차 수익성 압박

미국 자동차 대출 부실화는 한국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차량 압류가 늘어 매물이 쏟아지면 미국 중고차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한다. 미국 중고차 가격은 글로벌 자동차 가격의 '앵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지표의 균열은 전 세계 완성차 시장으로 번진다.

특히 중고차 가격 하락은 리스 및 금융 상품의 잔존가치 손실로 직결된다. 북미 판매 비중이 전체의 약 40% 수준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금융 계열사 수익성에 큰 부담을 준다. 모비스나 만도 등 국내 자동차 부품 공급망 전반의 북미 향 매출 둔화도 피하기 어렵다.

거시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에 복잡한 과제를 던진다. 서브프라임 연체 급증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으로 작용하지만, 중간선거 국면과 맞물려 장단기 금리차와 크레딧 스프레드 변동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정책 딜레마를 야기한다.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투자자들이 점검해야 할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치 등 신용평가사가 집계하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연체율과 ABS 크레딧 스프레드 변동 추이다. 상환 주기가 빠른 자동차 대출의 특성상 하위 트랜치의 부실 신호가 신용 채권 시장 전반의 변동성으로 전이되는 타이밍을 즉각적으로 포착해야 한다.

둘째, 콕스 오토모티브가 발표하는 만하임 중고차 가치 지수다. 미국 중고차 가격은 글로벌 차량 가치의 기준점이 되므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북미 금융 부문 잔존가치 손실 여부와 주가 향방을 가늠하는 핵심 선행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