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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더 이상 명품 아니다”… 순익 91% 증발에 주주들 ‘분노의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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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더 이상 명품 아니다”… 순익 91% 증발에 주주들 ‘분노의 성토’

중국·전기차 전략 실패로 ‘럭셔리 신화’ 흔들
레이터스 CEO, 대대적 구조조정과 라인업 축소로 ‘승부수’
마이클 레이터스(Michael Leiters) 포르쉐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클 레이터스(Michael Leiters) 포르쉐 CEO. 사진=로이터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지난해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며 핵심 수익원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곤두박질쳤다.

24일(현지시각) 독일 경제 전문 매체 하이세(heise) 온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 경영진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91% 급감한 3억 1000만 유로(약 5409억 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중국 시장의 수요 위축과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그리고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의 막대한 비용 부담이 겹치며 발생한 결과다. 이에 대해 주주들은 “경영진의 오판이 불러온 ‘개미들의 무덤’”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주주들의 분노, “전략은 없고 변명만 남았다”


이번 주주총회는 사실상 경영진에 대한 ‘심판대’였다. 지난 2022년 상장 당시 포르쉐가 제시했던 장밋빛 전망은 온데간데없고, 주가는 상장 이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AX) 대비 146%포인트 낮은 성적을 기록하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INGO SPEICH 데카(Deka) 펀드 매니저는 현장에서 “오늘 우리가 마주한 포르쉐의 실적은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의 파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주주들은 특히 포르쉐가 고수했던 ‘전기차 올인 전략’이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패착이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포르쉐는 최근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비중을 다시 높이는 ‘전략 급선회’를 단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수십억 유로의 비용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사외이사들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마르쿠스 키엔레(Markus Kienle) 소액주주 연합 대표는 “경영진의 잘못된 방향을 제어해야 할 감독 기구마저 ‘아무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는’ 무능함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마이클 레이터스의 처방전: “군살 빼고 본질로 회귀한다”

위기 상황 속에서 지휘봉을 잡은 마이클 레이터스(Michael Leiters) 포르쉐 CEO는 올해를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레이터스 CEO는 우선 지나치게 방대해진 모델 라인업을 정리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그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늘려왔던 파생 모델들을 과감히 축소하여 생산 과정의 복잡도를 낮추고,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수익성 높은 핵심 모델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직 운용 방식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레이터스 CEO는 관료적인 보고 체계를 혁파하고 현장 실무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대폭 줄여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포르쉐 경영진은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착수했다.

현재 포르쉐는 인력 감축을 포함한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자 대표 측과 긴박하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볼프강 포르쉐(Wolfgang Porsche) 이사회 의장 또한 “현재의 변화는 통증이 수반될 수밖에 없으나 기업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개혁에 힘을 실었다.

전망: 럭셔리 스포츠카의 자존심 회복할 수 있을까


포르쉐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 부진을 넘어,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산업 전체가 겪고 있는 ‘전동화 전환의 덫’을 상징한다. 과거 내연기관 시장의 강자였던 기업들이 전동화라는 파도 앞에서 생산 비용 급증과 시장 수요 변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포르쉐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하이세 온라인은 이번 보도를 통해 “레이터스 CEO가 제안한 제품군 효율화와 비용 절감은 분명 필요한 조치지만,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의 관세 장벽과 경쟁 심화라는 대외 환경을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르쉐는 오는 10월 7일 열리는 ‘자본시장 투자자의 날’을 통해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추가로 공개할 방침이다. 포르쉐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딛고 과거의 ‘수익성 강자’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