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0% 삼성을 위한 거수기 이사회 비판… 자사주 11% 소각 및 현금 배당 확대 요구
에스원 “시장 상회하는 50~60%대 배당 유지… 밸류업 가이드라인 맞춰 다각적 제고 검토”
KT&G 정조준했던 플래시라이트, 10월 주주제안 거쳐 내년 3월 ‘전면 대리전’ 예고
에스원 “시장 상회하는 50~60%대 배당 유지… 밸류업 가이드라인 맞춰 다각적 제고 검토”
KT&G 정조준했던 플래시라이트, 10월 주주제안 거쳐 내년 3월 ‘전면 대리전’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싱가포르 기반의 행동주의 투자 펀드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Flashlight Capital Partners, 이하 플래시라이트)가 삼성그룹 계열 보안기업 에스원을 상대로 대대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상법 개정 추진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주요 대기업 계열사를 정조준한 해외 행동주의 자본의 첫 본격 행보라는 점에서 자본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스원 지분 약 2%를 보유한 플래시라이트의 이상현 대표는 에스원 이사회에 거버넌스 개선과 자본 효율성 극대화를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플래시라이트 측은 서한을 통해 에스원의 경영 구조를 대주주 중심의 거버넌스, 경영진의 전문성 부족, 장기 주가 정체, 미소각 자사주 보유 등 이른바 ‘4대 구조적 모순’으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지배주주 중심 거버넌스 vs 소액주주 패싱 논란
이상현 대표는 “한국 상법상 이사는 모든 주주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에스원 이사회는 지분 20% 수준인 삼성그룹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며 80%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소외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대주주와 일반 주주 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에스원의 구조적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된다는 지적이다.
보안 전문성 결여된 낙하산·회전문 인사 비판
경영진 선임 프로세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플래시라이트는 에스원의 역대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이 보안 산업에 대한 현장 경험이나 전문적 배경이 없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 등 이른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러한 인사 관행이 기업 고유의 독립적 경영 해자를 약화시키고,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영 역량 정체로 이어졌다는 것이 펀드 측의 주장이다.
코스피 랠리 속 홀로 역행한 ‘10년 주가 슬럼프’
실제 에스원 주가는 2015년 당시 10만 원 선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최근 수년간 5만~6만 원대에서 정체 중이며 올해 들어서도 약 2.4% 추가 하락했다.
동기간 코스피 지수가 전반적인 상승 랠리를 펼치며 상대적 격차를 벌린 점과 비교했을 때 시장 소외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반영된 전형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사례라고 플래시라이트 측은 덧붙였다.
밸류업 가로막는 자사주 11% ‘잠금’... 소각 요구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대차대조표상에 묶여 있는 11%의 자사주가 도마 위에 올랐다. 플래시라이트 측은 에스원이 해당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목적이 주주 환원이 아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플래시라이트는 기업 가치 정상화를 위해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과 전격적인 현금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에스원 “시장 상회하는 배당 유지… 기업가치 제고 검토 중”
이 같은 주주 행동주의 압박에 대해 에스원 측은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주주 환원을 지속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에스원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시장 평균 이상의 높은 배당 성향(약 50~60%대)과 안정적인 시가배당수익률(약 3~4% 내외)을 꾸준히 유지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현재도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맞춰 다각적인 기업가치 향상 방안을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서 “그룹 내에서 충분히 검증된 경영 관리 역량과 인프라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법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선임한 것”이라며 전문성 부족 지적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한편, 삼성 본사 측은 이번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상법 개정 원년, 내년 3월 정기주총서 본격 표 대결 예고
이번 캠페인은 정부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자사주 취소 법제화 등 거버넌스 개혁에 드라이브를 건 시점과 맞물려 있어 자본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스원이 상법 개정 원년의 ‘첫 전장’이 된 셈이다.
플래시라이트는 지난 2022년 KT&G를 상대로 주주 제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트랙레코드를 확보했던 플래시라이트는 오는 10월경 독립 이사 후보 추천, 구체적인 5개년 중장기 성장 전략 및 대차대조표 현금 분배 안건 등을 포함한 공식 주주 제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및 글로벌 패시브 자본의 표심을 모아 전면적인 대리전(Proxy Fight)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스원 지배구조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삼성 계열사를 포함한 국내 대기업 전반으로 행동주의 투자 확산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