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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000달러선 붕괴…3년 랠리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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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000달러선 붕괴…3년 랠리 멈췄다

강달러·금리 인상 경계에 안전자산 매력 약화…은값도 60달러 밑으로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가 맞물리면서 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가 3년 랠리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가 맞물리면서 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가 3년 랠리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사진=챗GPT
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3년간 이어진 금 상승 랠리가 뚜렷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이 장중 3.7%까지 하락해 온스당 3970달러(약 615만원) 아래에서 거래됐다.

금값이 4000달러(약 619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후 기준 금 현물은 3.6% 내린 온스당 3970.10달러(약 615만원)를 기록했다.
은값도 급락했다. 은 현물 가격은 5% 하락한 온스당 58.52달러(약 9만1000원)에 거래됐다. 은값이 60달러(약 9만3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은은 지난 1월 고점과 비교하면 50% 넘게 밀렸다.

◇강달러·고금리 경계가 금값 압박

금값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달러 강세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이번 주 들어 1% 가까이 상승했다.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금은 달러가 강해질수록 다른 통화권 투자자에게 더 비싸져 수요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금리 전망도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거나 국채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키웠고 이로 인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영구 평화협상 기대 속에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첫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물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임을 시사하면서 금값에는 추가 압박이 가해졌다. 금값은 최근 7거래일 동안 8% 하락했다.

에와 만테이 ING그룹 원자재 전략가는 “최근 금값 하락의 주된 동력은 금리 전망의 상당한 재조정”이라고 분석했다.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

금은 지난 3년 동안 매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앙은행, 자산운용사,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금 매수에 뛰어들면서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올해 1월 말 온스당 5600달러(약 867만원)에 가까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상승세가 꺾였다. 6월 들어서는 직전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은 약세장 진입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금 상승을 이끌었던 ‘화폐가치 하락 거래’도 힘을 잃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재정 적자, 통화완화로 달러 등 법정통화 가치가 훼손될 것에 대비해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자산을 사는 거래를 뜻한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워시 의장의 매파적 메시지가 선진국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낮추면서 이런 거래의 매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주요 은행들도 금값 전망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4900달러(약 759만원)로 낮췄다. 기존 전망에서 500달러(약 77만원)를 내린 것이다. 도이체방크도 4분기 금값 전망을 17% 하향 조정했다.

도이체방크는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금값을 떠받쳐온 일반적인 매수 기반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내 금 가격이 뉴욕 코멕스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는 현상도 수입 수요가 시장을 지지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중앙은행 매수는 남은 지지대

다만 중앙은행 수요는 여전히 금값의 버팀목으로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들이 1분기에 1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 보유량을 늘렸고 설문조사에서도 앞으로 금을 더 사겠다는 의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한 축은 중앙은행 수요”라며 “이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금값 하락은 귀금속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백금과 팔라듐도 비슷한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달러는 강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시장은 앞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지, 워시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상에 나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금값이 4000달러선을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지난 3년간 이어진 금 강세장은 본격적인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더 힘을 얻을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