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브리지, 아크라이트 1조 6222억 원에 인수… 데이터센터 자본, 전력 직접 장악 나서
2025년 미 전력 인수합병 219조 원 '사상 최대'… AI가 에너지 판 뒤집었다
넥스트에라·도미니언 103조 원 합병… '전력+데이터센터' 통합 시대 개막
2025년 미 전력 인수합병 219조 원 '사상 최대'… AI가 에너지 판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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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전력을 사들이는 대신 발전소 자체를 인수하는 '전력 직접 지배'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디지털 인프라 자본과 전력 인프라 자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로이터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재편을 예고하는 구조적 전환으로 읽힌다.
디지털 자본이 발전소를 인수하는 이유
기본 인수 가격은 6억 5000만 달러이며, 조건부 성과 대가로 최대 4억 달러가 추가될 수 있다.
2001년 설립된 아크라이트는 창업 이후 70기가와트(GW) 이상의 발전 자산을 운용 또는 통제했으며, 4만 8000마일에 이르는 전력·가스 송배전 및 저장 인프라를 보유한 회사다.
디지털브리지의 마크 간치(Marc Ganz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를 발표하며 "AI가 글로벌 전력 방정식을 다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의 다음 단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는 기업은 디지털 인프라와 에너지 인프라 양쪽을 동등한 깊이와 신뢰성으로 다룰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발전 자산을 직접 취득하는 배경에는 전력 수급 불균형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5년 31기가와트에서 2027년 66기가와트로 두 배 넘게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망 연결 지연과 공급 부족이 장기 전력 계약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수익성을 직격하고 있는 것이다.
딜로이트의 브라이언 부파라(Brian Boufarah) 에너지·자원·산업 인수합병 총괄은 로이터 이벤츠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인프라 소유자들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전력 공급을 확보하고 관련 비용을 관리하려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1420억 달러 쏟아진 전력 인수합병 시장
개별 기업의 움직임에 그치지 않는다. 딜로이트 집계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전력 부문 인수합병 거래 규모는 총 1420억 달러(약 219조 3900억 원)에 달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합산액을 웃도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 건수는 2018년 450건 이상에서 2025년 160건 수준으로 줄었지만, 건당 규모는 대형화 추세가 뚜렷하다
주요 거래만 훑어봐도 흐름이 읽힌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5월 TXNM 에너지를 115억 달러(약 17조 원)에 사들였고,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올해 1월 칼파인을 160억 달러(약 24조 7200억 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스와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지난 3월 AES 코퍼레이션을 334억 달러(약 51조 60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가장 규모가 큰 거래는 지난달 18일 발표된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의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 인수다. 670억 달러(약 103조 5150억 원) 규모의 이 합병은 세계 최대 규제 전력회사를 탄생시킬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회사를 합치면 총 130기가와트의 '대형 부하 파이프라인' 사실상 데이터센터 수요 물량을 품게 된다.
특히 도미니언의 버지니아 서비스 권역은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를 포함하며, 도미니언은 현재 버지니아에서만 450여 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넥스트에라의 존 케첨(John Ketchum) CEO는 합병 발표 자리에서 "규모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규모가 있어야 더 효율적으로 사고, 짓고, 자금을 조달하고,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디지털 통합이 공급난 해소로 이어질까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 천연구소(Chen Institute for Global Real Estate)의 설립 이사 샘 찬단(Sam Chandan)은 "전력 확보가 디지털 인프라 확장의 결정적 제약 조건이 됐다"며 자본이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통제하는 플랫폼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개발을 한 손에 쥐면 개발 전문성, 전력망 연결, 인허가 경험, 더 큰 자금력을 결합해 새 시설 구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급 과소 문제가 단기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찬단은 타이트한 공급과 치솟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단기적으로 전력 가격 상승 압력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와 발전을 통합한 플랫폼이 신규 발전 구축과 전력망 자산의 협조적 운영을 앞당겨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의 부파라 총괄도 "여유 발전 용량 부족이 지속되는 한 디지털 인프라와 전력 인프라 산업의 수렴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며, 사모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전력과 디지털 인프라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AI 인프라 확장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전력 공급 주도권을 쥐려는 디지털 자본의 발전사 직접 인수 흐름은 미국 에너지 시장 지형을 한동안 재편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